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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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가족이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덮어 둘 때가 있습니다. 우리끼리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절대 밖에 나가서는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 이야기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사소한 비밀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주 커다란 일일 수도 있습니다.



유명한 캠프장을 운영하던 맥알리스터 가족은 각자의 비밀을 안은 채 2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여행을 떠났던 부모님이 열차 탈선 사고로 사망한 후, 미리 작성해 두었던 유언장이 공개되던 날, 꾹꾹 눌러두었던 그들의 비밀이 터져 나와 각자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게 됩니다.


20년 전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난 내 삶이 물 위에서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지 끝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난 몰랐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인생 마지막으로 보트에 오르게 될 줄을. 힘없이 팔다리를 늘어뜨리고 등을 대고 바닥에 누운 채로. 조류가 날 해변으로 데려가 그곳에 붙잡아 두었고 난 그 상태로 누군가가 발견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되기까지 영원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p.85, 아만다



그들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만다 홈즈라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라이언 맥알리스터를 좋아하던 아만다는 풍등을 올리던 밤, 그와 만나기로 하고 한밤중에 해변으로 나갔지만 다음 날 새벽, 둔기에 맞아 피를 흘려 축 늘어진 채 보트 안에서 발견됩니다. 라이언이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결국 사건은 미제로 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두들 라이언을 의심했습니다. 10년 전 한 소녀가 라이언 때문에 죽은 사건으로 의혹은 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아버지는 유언장에서 라이언이 유죄인가 무죄인가 - 라이언의 동생들이 투표해서 그 결과에 따라 유산 지급을 결정하라고 했을까요.



라이언은 동업자가 횡령, 도주하는 바람에 자금 사정이 어렵습니다. 캠프장에 대한 지분을 받아서 돈을 챙겨야 합니다. 그렇게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추도식 이틀 전 캠프장에서 듣게 된 유언장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보지만 여동생들은 20년 동안 자신을 꾸준히 의심해 왔습니다.


라이언의 동생이자 자매 중 첫째인 마고를 제외하고 말이죠.



아만다의 절친이었기에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마고는 라이언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지만, 그렇다면 누가 그랬을까에 대한 답은 내지 못합니다. 쌍둥이 리디와 케이트는 그날 새벽에 본 남자에 대해, 그리고 오빠가 부탁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라이언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막내 메리로 말하자면,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겉돌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비밀의 화원' 같은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나 봅니다. 비밀스러운 정원의 문을 열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소년. 메리는 여전히 그 소년을 기다립니다. 손에 열쇠를 쥐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서로가 감추어 왔던 퍼즐을 한 조각씩 꺼내어 화이트보드에 붙여나갑니다.


마침내 그들의 비밀이 모두 열리고 진실을 알게 되지만 그들은 또 다른 비밀을 지니게 됩니다. 이번에는 조각나지 않은 완전한 비밀.


그들은 이번에야말로 '절대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 미래지향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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