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인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염려가 과학자나 기상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돋아나기 시작했는데요. 1995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워터 월드>를 즐길 때만 하더라도 바다에 잠긴 지구, 핍박받는 돌연변이 인간,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 이런 건 영화에만 있는 사실이라 여기며 케빈 코스트너를 응원하며 팝콘을 씹었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멋진데 아가미가 있으면 좀 어때. 아니 아가미가 오히려 차밍 포인트인걸.



하지만 지금은 머지않아 워터 월드가 오는 건 아닌가 염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수면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데, 몇 달 전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도시의 80% 이상이 물에 잠긴 난리를 겪은 것만 보아도 이대로라면 곧 베네치아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해안 도시, 해안 마을이 사라지는 건 아닌가. 염려스럽습니다.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라며 마음 놓기엔, 이제는 10 년 20 년이 빠르게 지나가는 나이가 되다 보니 이런 불길한 일을 내가 죽기 전에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현 인류가 지구를 살아가는 방식에 지구 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는 책으로 지구 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파고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이 책의 이해를 도울 수 있으므로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서두에서 조금 설명합니다. 


기후 변화는 지구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으로 인해 벌어지는 것임을 시사합니다. 



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의 삶이 피폐해질 것이라는 주장과 강대국이 약소국의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음모라는 양쪽의 주장이 팽팽합니다. 저는 양쪽의 책을 모두 읽고 있으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음모일 수도 있지만 또한 아포칼립스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현재의 지구에게 미안한 짓은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21세기에 이미 시작된, 그리고 21세기 마지막쯤엔 거의 멸망에 이를 정도로 황폐화된 지구를 그리는 기후재난 시나리오입니다. 음모론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부정합니다. 이 책은 비관적으로 암울한 미래를 그립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에 워터 월드가 현실로 닥칠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의 기후재난 시나리오는 앞 페이지의 연표를 보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어오지는 않죠.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은 과거나 현재 보도된 사실, 연구 결과를 근거로, 기후변화로 인해 벌어진 끔찍한 일들을 피력합니다. 


다시 그것을 토대로 이대로 진행된다면 미래엔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체계적으로, 상세히 예측합니다. 


솔직히 누군가가 지금은 이렇게 엉망이지만 미래는 좋아질 거니까 염려 마시라는 말을 한다면 휴우, 안심이네. 하면서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요. 지금의 상태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아도 다행이지요.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지만 백신과 치료제로 곧 나아질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런 바이러스에 관한 건 기후 변화 파트와 동떨어진 이야기이므로(전혀 무관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언급하지 않기로 합니다만, 지구온난화로 각 위도의 온도가 1,2도씩 상승한다면 어떤 무서운 질병이 생겨날지도 모르고, 적도 부근에서의 병이 면역성 없는 중위도 사람들에게 퍼질지도 모릅니다. 



책에서는 산불, 음용수 부족, 해수면 상승, 폭염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벌어질 질병과 경제 문제, 전쟁, 다툼 등에서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팬데믹 상황에서 미주, 유럽 등에서 벌어지는 난폭한 일들과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해가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합니다. 



책에서 다루는 열두 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는 가상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현실이고 진행 중인 일입니다. 


겨우 347페이지에 불과한 책이지만(참고문헌 페이지 제외하고)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공포를 물리치고, 정말로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쉬이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관한 일들이 불확실하고 아직은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지금의 지구를 지키거나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일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