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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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네이버 뉴스 판이나 트위터, 페이스 북 같은 SNS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놓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어떤 의견이나 성향은 있습니다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발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저 자신의 의견은 좀처럼 드러내지 못합니다. 어떤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 말하는 걸 꺼린다기보다는 정말로 잘 아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이슈나 과거의 큰 사건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만으로 빨갱이로 의심받을 수 있는 시간들을 보냈기 때문인지 - 이렇게 말하니 무척 나이 들어 보입니다만 아무튼 대학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도 4.3이나, 광주 항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일부 주사파 학생들이나 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대학 때 친구가 하도 권유하길래 사회문제 연구 동아리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세상에나... 광주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무서워서 이틀 만에 빠져나왔습니다. 지금 와 생각하면 그들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었던 걸 텐데 그들과 함께 자리를 하는 것조차 오해받을까 무서웠던 저는 참 무지했습니다. 자연히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었고 관심 없음을 자랑인 양 지금까지의 세월을 보냈나 봅니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뉴스를 보고 분개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21세기에 들어와 여러 번 일어났었죠. 20세기에도 있었습니다. 그땐 지금처럼 촛불시위라는 조용하면서 강한 힘을 낼 수 없는 시기였으므로 많은 큰 부딪힘들이 있었습니다.



정당은 국민과 정부 사이에서 국민의 의견을 전달하는 중요한 기관임에도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하며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해놓고 막상 회의가 끝나면 허허... 김 의원 우리 언제 한 번 필드 나가야지? 하며 웃는 꼴이란. 회의를 하느라 격한 토론을 벌인 게 아니라 무슨 개싸움하듯 해놓고 뒤에서는 사이좋은 체하는 걸 보면 이건 다 정치쇼인가 싶은데, 앞서 말한 것처럼 정치에 대해 알지 못하니까 함부로 말도 못 하겠고.

그러니 정치 공부가 필요한 겁니다.


서울대 교수의 명강의를 책으로 엮어 출판하고 있는 21세기 북스의 서가명강 시리즈 이번 책은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으로 강원택 서울대 교수의 강연입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의 주요 키워드를 상냥하게 알려주는데도 읽고 페이지를 넘기면 금세 잊어버리더군요. 관심 없던 분야에 관심을 주는 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부터 해방 후 정치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정치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알려줍니다.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한국 정치의 특성과 문제점을 짚어나갑니다.

특별한 당색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치에 관한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사실만을 이야기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정치에 관해서 정말 무지합니다. 아시겠지만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읽는다는 건 잠과의 사투를 벌인다는 것과 같습니다. 눈이 피로해오길래 서가명강 팟캐스트를 들었습니다. 저는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강원택 교수의 강의는 8강으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한 회차에 20분 정도입니다.

누워서 강연을 틀어놓고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연속으로 다 들었어요. 아이는 옆에서 쿠키런을 하며 함께 듣더군요. 게임을 하다 말고 저에게 부연 설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마침 해방 이후 정치 역사에 관심이 많아 따로 공부를 좀 했었대요. 팟캐스트와 더불어 입체적으로 들으니 이해가 쏙쏙 되더군요. 강연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강연을 한 번 듣고 책을 읽으니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강연에서 시간 관계상 이야기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분노와 혁명으로 세운 민주화를 이젠 촛불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후 진정한 민주주의는 무엇으로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저자는 변화의 방향을 우리 정치가 걸어온 길을 통해 모색해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침에 뉴스를 보면 짜증이 나던데.... 저녁에라도 뉴스를 보며 정치를 외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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