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5대 소설 삼국지연의.서유기 편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8월
평점 :
중국 5대 소설이라 함은 <삼국지연의>,<서유기>,<수호전>,<금병매>,<홍루몽>을 말하는데요. 저는 <홍루몽>만은 읽지 못했습니다. 위의 다섯 소설은 구어체로 된 '백화 소설'로 17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앞의 네 작품을 일컬어 '사대기서'라고 했었으나 청나라 중기<홍루몽>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서 '5대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홍루몽>을 제외하고서는 4대 기서 모두 작가가 불분명하거나 확실히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품이라니 놀랍습니다. <삼국지연의>와 <수호전>은 원말 명초 시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재담꾼의 '자, 자.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하며 카페베네 로고를 올릴 것만 같았던 그런 부분에서 딱 자르는 - 지금 써먹어도 두근거릴 방법으로 회차를 나누는 장회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출판사에서 책을 낼 때 소제목을 달면서 임의로 챕터를 나눈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이미 원전에서부터 나뉘어 있었다니 참 신기합니다.
이 책 <중국 5대 소설 삼국지연의, 서유기 편>에서는 <삼국지연의>의 처음부터 끝까지, <서유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따라 훑습니다. 이미 읽었던 소설들이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패러디, 오마주 물들과 뒤섞여 머릿속에서 뒤죽박죽된 바. 잊었던 것들과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면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도원 결의할 때의 복숭아밭이 장비 가문 거라는 거. 그런 거요. 생각해보면 유비나 관우 중에 누가 그 정도 장원이 있었겠습니까. 제법 재력이 있는 장비가 호탕하게 그 둘을 형님으로 모셨던 거죠.
예전에 저는 신동우 화백의 그림이 있는 <삼국지>로 그들을 만났었습니다. 소년소녀 삼국지였던가요. 그 외에도 삼국지를 패러디한 만화도 보고.... 아. 게임을 열심히 했습니다. 하하하.
이 책에서 <삼국지연의>편에서는 줄거리와 더불어 평을 하기도 하고 의견을 달기도 하며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이야기합니다. 소설 상의 과장(데포르메)도 알려주는데 자연스럽게 문장에 녹여 읽는 재미가 배가 됩니다. 즐겁습니다. 다시 한번 삼국지를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게임도 하고 싶... 아니 이건. 좀. 그치만 설전과 일기토가 너무너무 재미있는걸.
<서유기>편에서도 몰랐던, 잊었던 사실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당태종 이세민이 등장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심지어 중요한 인물이더군요. 많이 등장해요. 삼장을 서천으로 가 경전을 얻어오게 하는 인물이 그였거든요. 그의 명을 받아서 삼장 현장은 화과산 돌원숭이 손오공과 난봉꾼 저팔계와 물 요괴 사오정을 데리고, 게다가 야명주를 태워버렸던 용왕의 태자.... 가 환생한 백마를 타고 떠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국금(國禁)을 어기고 천축(인도)으로 떠났던 자발적인 인물이었다고 하는군요.
소설에서는 얼마나 짜증 나는 인물인지. 발암캐, 꽉 막힌 상사의 대표격, 꼰대. 아휴!!!!
<삼국지연의>에 있어서 중심인물인 유비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때문에 바로 주위의 장수들이 빛나 보이듯이, <서유기>에서는 중심인물인 삼장법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를 수행하는 손오공 일행이 대활약을 할 수 있다는 식의 짜임새가 되어 있다. 이것은 <수호전>에서도 마찬가지로서 중국 고전소설의 하나의 패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유기>에서는 '덕망 높고 고결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갖가지 형태로 삼장법사가 범태육신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그러한 재미를 차츰차츰 음미해보기로 하자. -p.316
이 책에서는 '중국 5대 소설' 중 <삼국지연의>,<서유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나머지인 <수호전>,<금병매>,<홍루몽>도 나올 것 같아요. 그렇다면 꼭 읽고 싶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다뤄준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