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인 더 워터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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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함덕 해수욕장은 극성수기입니다. 상어가 나타났던 날은 어찌되는 걸까 궁금했지만 문제없이 다 해결되고 해수욕객들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도 하고 스노클링을 하기도 합니다. 조금 깊은 다른 바다에서는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투명 카약을 타기도 하죠. 내일 올라오는 태풍, 그 뒤를 이어 올라오는 태풍이 해수욕장의 열기를 잠시 식히겠지만 그래도 늦은 휴가를 즐기는 여행객이나 현지인들이 계속 바다를 즐길 거예요. 인근 리조트나 펜션들은 여전히 바쁘거든요. 이렇게 즐거움과 열기가 가득한 바닷가 관광지이지만 구석구석에서는, 아니 바닷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일들이 없었으면 하지만 얼마 전의 뉴스, 그리고 그전의 뉴스들은 바다만 알고 있던 슬픈 사연들을 우리에게 전해주었지요.

<썸씽 인 더 워터>에서는 신혼여행의 달콤함 중 만났던 바다의 폭풍, 그 뒤 건져낸 가방 하나가 그들의 운명을 뒤흔들어 놓을 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 가방 안에는 거액의 지폐와 고가의 다이아몬드 여러 개, 그리고 권총 한 자루와 USB 메모리가 있었습니다. 결혼 전 실직한 남편 마크와 다큐멘터리 제작 중인 에린에게 이 돈의 발견은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만일 제가 해안가에 떠내려온 똑같은 상황의 가방을 발견한다면 어떨까요? 도덕적으로는 경찰에 신고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쩌면 현금은 챙기고 나머지만 발견한 척할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렇게 쓰고 나니까 무서워지는데요. 그냥 신고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길에 떨어져 있는 만원 한 장이라면 모를까, 갑자기 겁이 나네요. 마크와 에린도 겁이 나긴 했지만 가방을 발견한 곳 깊은 바닷속에서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하자 이 돈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결코 정상정인 돈일 리가 없다는 걸 알기에 약간의 꾀를 내어 흔적을 지운 후 귀국합니다. 그리고 스위스에 비밀 계좌를 만들어 돈을 집어넣습니다. 문제는 다이아몬드와 USB입니다. 차라리 버리지. 다이아몬드 역시 어마어마한 금액이니 버리지도 못합니다. 이걸 처분하는 문제가 생기죠.

이제 와서 이야기하지만, 이 소설은 에린이 남편 마크를 묻기 위한 무덤을 파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마크가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했더라면 그녀가 직접 제 손으로 무덤을 파는 일은 없었을 텐데. 힘을 합쳐 역경을 이겨내는 것 같았던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마크를 땅에 묻어야만 했던 걸까요?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썸씽 인 더 워터>는 작은 불안감과 커다란 불안감이 끊임없이 따라옵니다. 그냥 사이좋게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순간에도 초조하고 불안해요. 그냥 바다를 즐길 뿐인데. 마크는 에린이 조금 싫어하는 것 같아도 그녀를 끌고 가려는 성향이 있고, 에린은 너무너무 싫은 일이어도 마크에게 맞춰주려는 성향이 있었습니다. 좀 짜증 나지만 실제로 있는 커플이라면, 알아서 하겠지... 공연한 오지랖일 수 있으니 참견하지 말아야지... 하며 답답해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오지랖 좀 부릴 걸 그랬나 봐요.

그렇지만 에린을 멀리서 지켜보던 왕년의 갱이자 다큐멘터리의 인터뷰이조차 부리지 않았던 걸 제가 일부러 나서서 참견할 수도 없었겠죠. - 그냥 멋대로 그래보라고 한들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으면서.

이 커플이 발견한 것들이 비극과 희극을 낳았는데요.

스릴로 꽉 차 있는 그들의 며칠이었지만 전 해피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좀 더 미래로 간다면 모르겠지만.

에린이 '그'의 말을 잘 지킨다면 아마 정말로 좋은 날들이 이어질 거예요.

<썸씽 인 더 워터>는 영화 <어바웃 타임>의 배우 '캐서린 스테드먼'의 첫 번째 소설인데요. 리즈 위더스푼에 의해 영화화가 확정되었답니다. 그럴만해요.

폭풍우 치는 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읽으면 더 좋을 스릴러 소설 <썸씽 인 더 워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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