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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솔직히 라이언을 제외한 카카오 프렌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중에 어피치를 제일 싫어해요. 핑크색 얼굴에 갓난아이 같은 몸매는 마음에 들지만 그, 엉덩이인지 복숭아인지 그 면상 자체는 싫단 말입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엉덩이를 발갛게 내놓고 다니는 꼴이라니. 천둥벌거숭이란 어피치를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아휴. 얼굴에 팬티를 입힐 수도 없고.
제가 싫어하는 어피치는 어떤 녀석인가 프로필을 읽어보기로 합니다.
신비의 시크릿 포레스트의 복숭아... 어, 뭐라고? 요새 내가 좋아하는 단어 '포레스트'가 등장하는 군. 호감 점수 10점 주겠어. -10으로 시작했으니 지금은 제로. 그래. 편견 없이 읽어주마. 시크릿 포레스트의 복숭아 농장에서 태어난 어피치. 시크릿 포레스트의 신비롭고 따뜻한 햇볕을... 시크릿 포레스트가 두 번 나왔네. 점수 10점 가산하고. 흠흠. 햇빛을 머금어 유독 돋보이는 분홍색을 띤다. 유전자 변이로 자웅동주가 된 사실을 알고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한 악동 복숭아! 애교 넘치는 표정과 행동으로 카카오 프렌즈에서 귀요미를 담당하고 있다.
호오.. 자웅 동주였군요. 중성적인 이미지, 크로스오버.... 뭔가를 막 넘나드는 거, 그런 거 좋아하니까. 그래 기분이다. 50점 추가.
그리하여 어피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싫어하던 저는 60점 정도를 녀석에게 주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봐라.... 말맛이 너무 좋잖아.
어피치인척하는 서귤님의 글맛, 말맛이 참 좋은 거예요. 프롤로그밖에 안 읽었는데도.
이름은 귤인데 복숭아가 되어 글을 쓴 것도 뭔가를 넘나드는 것 같아서 참 마음에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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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피치처럼 참 밝습니다. 게다가 이과 감성과 문과 감성을 넘나들어요.
이번 포스팅에 넘나든다는 단어가 넘나 많이 나온 것 같지만, 이 책의 느낌은 그런 거였어요.
'넘나들다'
우울도 불편함도 특유의 쾌활함으로 튕겨내버리는 어피치의 성격은 서귤의 유쾌함과 잘 맞아서 내내 즐거웠습니다.
아 맞아맞아 ㅋㅋㅋㅋ 하면서 즐겁게 읽은 책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였습니다.
가볍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 분께 적극 추천해볼까 해요.
아 참, 점수를 주다 말았네요
이젠 어피치 싫어하지 않아요. 아니 좋아해요.
지금은 88점!
이 책 별점은 9.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