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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습관의 차이
김은정 지음 / 이다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링반데룽이란 독일어로 등산 도중에 짙은 안개나 기상 악화로, 자신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자리를 맴도는 걸 말합니다.
고등학생 때였나 대학생 때였나 동생이 그런 말을 했어요. "누나, 지나간 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잖아? 하지만 나는 지나간 날은 분명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해. 약간 다른 형태로 돌아오기도 하고 똑같이 돌아오기도 하더라고. 그러니까 이번에 실패를 했더라도 다음번에 같은 일을 만났을 때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비해두어야 해." 그렇습니다. 지나간 일은 언젠가는 돌아오더라고요. 소 잃고서라도 외양간은 고쳐 두어야 해요. 새로 산 소를 다음번에도 잃지 않으려면 말이에요. 사실 누구나 그런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행착오라는 말이 있는 거겠죠. 우리는 실수나 실패를 후회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인생의 숲길에서 여우에 홀린 듯 링반데룽하는 거죠.
저자 김은정은 현재 휴 파트너즈 대표로 개인 및 조직 구성원들의 심리 건강과 성장을 돕는 코칭 심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심리 전문가로서 많은 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원인으로 잘못된 습관을 집었습니다. 잘못된 습관이 마음을 바로 서지 못하게 하고, 마음이 어긋나다 보니 어떤 일도 온전히 이루지 못하게 된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 습관의 차이는 마음가짐까지 좌우한다고 들어가는 말에서 이릅니다.
저는 왜 제가 상상했던 제가 되어 있지 않은 걸까요? 어린 시절 꿈의 눈높이가 높아서였다면, 어른이 되어 세운 목표에는 근처에도 못 갔던 걸까요? 부지런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뫼비우스 띠 위에서 걷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잘 안되는 것에 대한 이유를 내 안에서 찾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찾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그것들을 반복해 체득한다면 밟아오던 띠를 끊고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분명 그럴 것입니다.
책에서는 제가 어째서 링반데룽을 하는지 짚어줍니다. 골치 아픈 일을 회피하려 한다거나 꾀병을 부려보고 싶다거나 나도 모르게 시간을 버리고 계획만 거창하게 세우기도 합니다. 이런 게 옳지 않다는 걸 저도 압니다.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채찍질한다면 지레 포기하거나 좌절할지도 모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여자애가 튀면 안 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부정을 당했었고, 남자친구를 사귈 때마다 자존감을 짓밟힌 저는 애정결핍과 자존감 회복을 위해 지나친 겸손을 단계적으로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한 겸손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고 저자도 그렇게 말합니다. 무엇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는 내 선택에 달려있습니다.(p.83)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향상하는 게 좋습니다. 긍정적인 믿음을 쌓기 위해 긍정적인 경험을 하나씩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p.112) 자기 자신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입니다.
아픈 기억은 부정적 기운을 줍니다. 그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는 과거에 두고 긍정적인 나를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마음을 먹어보려 합니다. '플라세보효과'가 나를 도울 것입니다. 믿음과 신념은 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책은 정말 구구절절이 당연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읽다가 어느 순간 뭐 이런 당연한 글을 읽고 있나 했습니다. 책을 덮었습니다. 뒤표지에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당연하고 사소하다고 간과했던 것
하지만 알고 보면 결정적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