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긴 싫고
장혜현 지음 / 부크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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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일에 치이는 나날들에서 탈출하여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집에서 딩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렇게 집에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동생의 구박과 엄마의 잔소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밖으로 나가면 무언가가 나를 채울 것 같습니다. 그녀는 통장 잔고를 털어 300만 원의 카드값을 갚고, 다시 300만 원의 대출을 내어 캐리어 하나를 끌고 비행기를 탑니다. 그녀의 꿈은 작가이고,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여행지에서 그녀의 글은 꿈을 꿉니다.

여행 중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행위는

가만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것

구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저기 바삐 날아가는 새들의 약속 장소는 어딘지,

지금 내리는 빗줄기가 과연 내 눈에도 고일 수 있는지

그런 얼토당토않는 생각을 해보는 일이다.

-p.183

<집에만 있긴 싫고>를 통해 장혜현 작가를 세 번째로 만났습니다. 이 에세이는 작가의 세 번째 책입니다. <졸린데 자긴 싫고>와 <어른이 되긴 싫고>를 통해 사랑과 여행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사랑과 여행, 감성은 앞서의 책들과 같지만 이번의 책은 사진을 배제하고 글로 꽉 채웠습니다. 에세이를 읽는 듯, 소설을 읽는 듯. 사진과 함께한 에세이보다 더 좋았습니다. 세 번째 만나서 그런 걸까요? 지인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나가서 놀다 올게요!"

라고 말하며 나갔지만, 막상 뭘 하면 좋을지 몰라 놀이터 의자에 앉아 홀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괜스레 바쁘게 지나가는 개미를 붙잡으면서.

-p.216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듯 돌아올 곳 이 있기 때문에 여행이 즐겁고 사랑스러운 게 아닐까요.

신나게 놀겠다고 뛰쳐나갔던 날, 밖에서 오랜만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집으로 돌아와 한 한마디 말은,

"역시 집이 최고야!"

그래도 전 또 나가겠죠.

삶에 의미 없는 건 없다.

내가 살면서 겪은 감정이 이렇게 '문장'이 되었듯 말이다.

-p.221

장혜현의 <집에만 있긴 싫고>를 읽으니 멀리 떠나고 싶어졌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풍경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고 싶습니다.

오늘은 바람 심한 바닷가를 걸어볼까 해요. 저 바다 건너에 있는 어딘가를 꿈꾸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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