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 열심히 살기는 귀찮지만 잘 살고는 싶은 나를 향한 위로의 한마디
해다홍 지음 / 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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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표지에 의미심장한 제목의 만화 에세이라 신나서 책을 열었습니다. 하얀 표지 안쪽엔 빨간 표지가 있어요. 이것 봐라. 재미있겠는걸? 어제 심각하게 읽었던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에 대한 대답일지도 모르는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는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요?

이 책은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독립출판물로서도 인기를 얻었으며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선공개 되었을 때부터 이미 인기가 증명이 된 작품이라고 하길래 무척 재미있겠지? 했는데. 어, 반전. 신나게 읽지 못했습니다. 이 만화는 인생 밀착형 에세이였던 것입니다.

네 컷 만화의 정석이라면 기-승-전-결의 순으로 네 컷이 진행되는 것이 기본인데요. 과거 신문의 고바우 영감(아시려나) 같은 만화가 그 원칙을 딱 떨어지게 지키는 툰이었습니다. 이 책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도 네 컷 만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다릅니다. 제시 - 진행 1- 진행 2 - 결론 또는 마무리로 진행됩니다.

때로는 완전히 마무리 짓지도 않습니다. 네 컷의 뒷부분은 독자의 몫입니다.

네 컷 만화를 보며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주인공에게 답하기도 합니다.

이 만화 에세이는 마치 그림일기 같은 게, 우울하면서 축 처지는 게 억지로 발랄 하라 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가끔씩 내 아이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밝아지고 싶을 땐 주인공에게 제가 말을 걸면 됩니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말을 걸며 조언 따위를 하는 거니까 꼰대질이겠죠. 그래도 그 꼰대질 여기서나 혼자서 하지. 누군가에게 질러대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종일 네 컷의 투덜거림을 읽으며 때론 내가 되고 때론 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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