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
이유재 지음 / 미디어스트리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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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초등학교때부터 단짝이던 친구의 생일이었다. 멀리 떨어져 살고 아이가 생기곤 자주 보지 못하지만 기프트콘과 함께 짤막한 메시지를 보냈다. 태어나줘서 고맙고 내 친구여서 더 고맙다고. 육아에 지친 친구가 울뻔했다며 답장을 보내왔다. 현타의 연속인 하루하루였는데, 기분이 좋아졌다고. 태어난 김에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이다. 나 또한 친구의 생일을 계기로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간에 쫓기듯 살아갔던 요즘 잠시 걸음을 멈췄더니 안 보이던 것이 보였달까.

 

오늘 읽은 책 <한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은 이유재 서울대 석좌교수의 에세이로써 우리가 한번쯤 되새겨야 할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나태주 시인에게 시로 만든 연하장을 받았던 에피소드에서 주변의 누군가에게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해지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회하셨다. 앞서 언급했던 내 친구에게도 나의 존재가 좋은 사람으로 남기를 바라보았다. 저자는 용서하는 법, 내려놓는 법, 기뻐하는 법, 그리고 가끔은 그냥 조용히 머무는 법을 여전히 배운다고 말씀하신다. 당신이 겪은 경험을 후세에게 다정하고도 나직하게 조언한다. 뭉크의 명작 <절규>라는 전시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엇을 보여주는가 만큼이나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고 하셨다. 파스텔, 유화, 판화 등 서로 다른 버전의 절규 세 점을 각기 다른 벽면에 걸어두고 30분마다 순차적으로 하나씩 공개하는 전시 방식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래서 평소 익숙하게 봐왔던 이미지도 새로운 조명과 환경 속에서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나도 이 선명한 인상을 느끼고 싶어졌다. 한편, 몰입과 중독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곡예처럼 어렵기에 섬세한 주의와 훈련이 필요한 삶의 기술일 터. 열정은 유지하되 가족과 친구, 휴식과 여가라는 삶의 다른 조각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일이 우리 삶의 한 장면일 뿐 그 자체가 전부가 되는 중독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길 바라는 이의 충고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과 주워담을 수 없는 말들을 떠올린다면 순간순간의 내 삶의 기록을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니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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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수학 4컷 만화 -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6
이인진 지음, 주영휘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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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한줄 수학 4컷 만화

 

유치원생 둘째가 친구한테 들었는지 무한이라는 수를 이야기했다. 고작 1~10, 혹은 100정도 아는줄 알았는데 무한이라니. 무한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1 첫째도 엄마, 무한 다음 숫자는 뭐야?”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무한 다음도 무한이지. 끝이 없지.”라고 대답해줬지만 수학젬병인 나도 수학의 개념에 대해선 무지하던 차에 이 책을 접했다! <한줄 수학 네컷 만화>는 수학에 거부감부터 들었던 나에게도 너무 재밌게 다가왔다. 뉴턴부터 로바쳅스키라는 처음 들어보는 수학자에 이르기까지 26명의 이야기를 통해 낯선 이론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고 있었다. 게다가 4컷 만화로 흥미로운 호기심을 자극하여 이들의 별나지만 위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현직 교사가 엄선한 교과서에는 없는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가 포진되어 있는데, 이를테면 무한대와 무한대 중 무엇이 더 클까?’ 와 같은 주제말이다. 독자에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수학입문서로도 활용하기 좋았다. 앞서 말한 무한의 개념에 대해서도 자연수, 정수, 유리수의 집합처럼 모든 무한은 셀 수 있는지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을 논거로 들며 실수가 등장하여 자연수와 일대일 대응이 안되는, 셀 수 없는 무한도 있음을 증명했다. 모든 수학자가 무한은 수학의 영역이 아니라며 그를 비난했지만 그것은 시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급진적 생각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학의 본질은 자유로움에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외에도 아무리 추상적인 수학도 언젠가 실제 세계에 적용됨을 알 수 있는 삼차원 이상의 공간을 다루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창시한 로바쳅스키의 이론도 신선했다. 납작한 평면에서 이루어지는 유클리드 기하학과 달리 지구와 같이 우리가 사는 곡면 세계에서 비행기의 최단 거리를 계산할 수 있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미시 세계나 우주같은 거대 공간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다.

 

수학자들은 뚝심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이론들이 많았지만 스스로 모순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다. 표지에 나온대로 위대한 발견은 남다른 생각과 시각, 관점인 것 같다. 나또한 책을 보면서 없던 수학머리도 생겨나는 기분이 들어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을 아이에게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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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한 완주를 위하여 - 건강, 육아, 사내 정치질에 주저앉지 않고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하는
이현승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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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한 완주를 위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나보다 열 살 많으신 직장선배님이 20대 아들과 러닝을 시작했다고 하신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고 함께 건강관리를 위해 러닝을 하는 모습을 보니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10년 전에는 나보다 체중이 더 나가셨는데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갱년기에 접어들 때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더욱 신경쓰셨다는데, 곧 내가 맞닥뜨릴 갱년기가 두렵다. 결혼과 출산, 육아 3종세트를 경험하고 나니 내 나이 40. 호르몬의 변화가 내 몸과 마음을 많이 바꿔놓은 것 같다. 찐 살은 빠질 생각을 안 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주변 내 또래들은 아프기 시작했다!

 

오늘 읽은 책 <우리의 찬란한 완주를 위하여>는 저자가 날 위한 맞춤형으로 쓴 글인줄 알았다! 그만큼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직 미취학, 초등생 아이를 키우는 나로선 운동할 기운조차 없는 게 현실인데 생활 속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몸을 단련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고마웠다. 생애주기의 중요한 포인트에 진입한 나는 슈퍼 가듯 병원에 다녀야 할 병원사용설명서를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증상별 가야 하는 병원을 꼼꼼하게 체크해 주는 저자의 세심함에 감동받았달까. 한편 육아도 결국 사회생활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었다. 초등학교 6년에 중1까지는 엄마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 7년이다. 어떤 회사도 재미없는 채로 7년을 다닌다고 생각하면 억지로 못할 노릇. 아이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엄마들의 네트워크를 결속하는 요소인 정보와 쓸모를 어필해야겠다.

 

건강과 육아뿐만 아니라 직장생활도 언급되었다. 온갖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직장생활을 하며 감정 근육을 어떻게 단련할 수 있는지 조언하고 있다. 업무나 관계가 곧 라고 규정하여 일희일비한 때가 많았지만 감정적인 상대방을 대할 때에도 동요 없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반응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감정은 마치 물과 같아서 감정에 형태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단다. 누군가의 감정쓰레기통으로 살 필요도 없고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쉽게 모양이 변할 수 있다.

 

엄마이자 일하는 여성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가득 담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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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 아는 만큼 편안해지는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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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어렸을 때 내가 무슨 이유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신경질이 나거나 일상의 평온함이 깨져 안달복달할 때 우리 아빠가 자주 한 말씀이 있다. ‘그러려니’. 그러면서 관계는 원래 힘든 거라고 이미 부모님은 알려주셨다.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고. 불안하고 불편할 때 나도 모르게 방어기제가 나와 상대와 멀어지거나 지칠 때에는 상대방의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와 상대는 다.... 이 책에선 그 심리학 이론을 조망 수용능력이라 불렀다. 관계의 본질을 알면 내 마음도 점점 편해지기 시작한다. 이래서 심리학을 알아야 하나보다.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는 인생이라는 문장의 주어를 로 설정하여 안온함을 회복하는 심리를 알려주고 있었다.

 

준비한 시험을 수없이 떨어지면서 자신감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지금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 결핍이 나에 대한 의문에서 질문으로 바뀌면서 점점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고 있다. 책에서 묘사한 비치볼이 인상적이다. 숨기고 싶은 나의 면면이 마치 세게 담글수록 더 강하게 튀어나어는 비치볼과 같아 짜증과 우울, 때로는 이유 모를 아픔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주하고 싶지 않던 나를 직면하니 쿨한 척 숨겨둔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바라볼 수 있는 당당함은 나를 공부하고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감에 따라 자라나는 것 같다. 이 책은 이제 나를 제대로 보기로 했다로 첫 장을 시작하여 나답게, 그러나 더 낫게 살기로 선택한다로 마무리한다. 그 안에 왜 나는 그 애보다 항상 별로였는지 자기 불일치 이론,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다는 성격5요인 이론, 썩은 열매는 알아서 떨어지는 자이가르닉효과까지 마흔 네가지의 다양한 심리수업을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타심도 결국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형평 이론과 감사할 일 없음에 감사하는 부적 강화이론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좋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보다 나쁜 상태가 사라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에 200% 공감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니 뒤집어 생각하면 내 인생에 일어날 수도 있던 불행이 거둬진 것이라 감사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은가.

 

저자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이론을 일상에 접목시켜 이 책에 담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 고마웠다. 자신이 더욱 단단하고 깊어지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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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9
안효림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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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꼬불꼬불 꼬불꼬불[8] 맛좋은 라면 (허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나 (후루룹챱챱)

하루에 10개라도 먹을 수 있어 (호이!)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

 

작품 내에서는 최악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실에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최고의 히트곡인 <라면과 구공탄>의 가사다. 아기공룡 둘리에서 나온 곡인데 도입부는 칫솔로, 화음은 팬티 고무줄로 맞추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오늘 읽은 책 <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 이 노래처럼 라면을 소재로 하여 흥미로웠다. 마트에서 장을 보며 신제품으로 나온 라면에 눈독을 들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겉으로는 살찌니까 빨리 지나가자고 하면서 정작 집에선 서로 몰래 몰래 라면을 찾아 먹.. !

 

식탁 아래서 누가 볼세라 몰래 몰래 숨은 먹방을 하고 있는 엄마부터 급하게 끓인 사발면을 들고 운동 핑계로 나와서 쪼그려 앉아 흡입중인 아빠가 차례로 등장한다. 라면과 함께 먹는 김치 맛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이불처럼 김치를 껴안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기보다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가족들이 라면을 먹는건지 라면이 가족들을 먹는건지 분간이 안될 즈음 제목처럼, 라면이 가족들을 밥에 꾹꾹 말고, 김치에 돌돌 말아 국물까지 후루룩 삼켜버렸다. 라면의 뱃속에서 막내만 빼고 모두 모여있는 가족들은 정신을 차리로 막내에게로 탈출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 일러스트와 글밥 또한 라면의 빨간 국물을 강조하여 표현해놓으니 잔상에 남는다. 대탈출 결과 라면이 트림을 하면서 뱉어놓는데 너무 웃겼다. 가족들이 막내에게 라면이 아닌, 밥을 차려주며 멋쩍은 표정을 짓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막내 엉덩이 뒤에 컵라면이 숨겨져있다! 이 가족은 전체가 다 라면킬러들인가보다. 오늘 저녁은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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