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망치다 - 나는 공부한다. 고로 행복하다!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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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망치다>

이 책을 보면서 뭉툭하고 육중한 금속 덩어리가 달린 큰 해머, 소위 오함마의 무게로 얻어맞은 듯 했다. 그동안 공부가 무엇인지, 이걸 도대체 왜 하고 있는지 막연하게 궁금했던(사실 궁금하지도 않았다. 당연하게 했으니까) 사실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느샌가 수험용으로만 학습하던 책과 나의 공부태도가 이 책에서 말하는 위기지학이었다니 머리가 띵~했다.

(이 책은 여러 각주를 통해 현자의 전문적인 고견을 첨부하였다.)

 

공부라는 행위를 통해서 재밌었던 적이 내게도 있었다. 아주 어릴 적이었던 것 같다. 그땐 그게 공부인지도 몰랐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아감에 대한 환희와 기쁨이 컸으니까. 하지만 학생이 되고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다보니 점점 재미없어졌다. 그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서,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나의 영혼을 갉아먹었다. 저자께서 말씀하신 공부의 정의는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중독제같은 것이다. 또한 색다른 각성제이기도 하고,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끼는 열정적 공감제이기도 하다. 공부의 정의를 알았다면 이걸 도대체 왜 해야하는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 공부는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인생에서 다른 길을 만나기 위함이다, 또 습관의 적을 퇴치하고 호기심의 물음표에서 감동의 느낌표를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젠 공부를 하는 방법이다.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남들과 다르게 보는 관점을 배우고, 한계에 도전하는 방법을 배우며, 체험적 깨달음을 글로 쓰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있다. 공부의 양은? 암중모색부터 일이관지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설명해주고 있다. 지금 나는 2: 대책없는 방황기인 질풍노도의 단계다. 몰입기인 욕파불능의 상태에 접어들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욕이 솟아올랐다. 공부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네가지 눈이 있다고 한다. 육안, 뇌안, 심안, 영안. 나는 지금 사물의 본질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되짚어본다. 오함마같은 큰 망치로 나의 고정관념과 고질적인 습관을 타파하고 새로운 공부태도와 방법을 습득할 기회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p.011

 

공부는 나에게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내가 습득한 지식과 지혜를 활용하여 나와 관계되는 다른 사람과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나의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p.013

이성복 시인의 <네 고통의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나무가 되기 위해씨앗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된 것들은 또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영원히 무엇이 되지 않기 위해, 끝내는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 때문에 생을 망쳐서는 안 된다.”

무엇이 되기 위한 공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 무엇인가를 달성하기 위한 공부는 되고 나면 또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공부를 계속 해야 한다. 되기 위한 공부는 되는 순간 만족하지만 되고 나면 또 다른 뭔가가 되기 위해 다시 의무적인 공부를 시작한다. 위인지학의 공부가 결과에서 공부의 가치와 보람을 찾는다면 위기지학의 공부는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서 가칭와 보람을 찾는다. 그래서 공부하는 과정이 살아가는 과정이자 그 사람의 일이다. 앎과 삶과 일이 일체가 되어 행복한 삼중주를 연주하는 공부가 위기지학의 공부다. p.015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다. 우리가 앞으로 더욱 힘써 공부해서 길러야 될 능력은 다양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사람들과 어울려 저마다의 전문성이 융합을 통해 전문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지혜다. 저출산, 초고령화 문제나 인공지능을 비롯한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이어지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의 경계와 벽을 넘나들며 새로운 지성으로 무장할 수 있는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의 실존을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부단히 재탄생 또는 변신시키는 공부다.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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