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로맨스 -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M. C. 딜런 지음, 도승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실존주의는 명확하게 정의되지도, 이해하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실존은 이해보다 ‘감응’ 이랄까요?

정의도, 개념도 없으며, 이해한다는 평가도 무의미하니까요.

유신론자이었던 실존주의 학자엔 키에르케고르, 무신론자였던 실존주의 학자로는 대표적으로 니체가 있지요.

이 책의 저자 또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동시대에 활동한 메를로 퐁티의 주석가로 저명한 학자 M.C. 딜런입니다.

 

철학이 가미된 사랑의 정의는 무척 어렵고 생소하기까지 합니다.

엊그제 tv에 방영되었던 ‘어쩌다 어른’ 이라는 프로그램의 주제도 ‘사랑’ 이었는데요, 여기선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나와 “사랑은 뇌의 착각이다. '이 사람 없이 못 산다' 하는 착시현상은 1년이면 완쾌된다.”며 생물학적이며 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재치있게 설명하였지요.

 

반면 소설 제목과 같던 ‘비욘드 로맨스’ 는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가 생소하였고 배경지식 또한 무지한 편인 제가 읽기에는 말이죠.

요지는 로맨스, 환상과도 같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종말입니다.

낭만적 사랑을 넘어선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것이 좋은 사랑이라는 겁니다. 성에 대한 자연법적인 가치나 신념, 특히 자연과학보다는 신앙이 만들어낸 믿음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이 자연법의 시각으로 해방되기를 주장합니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완전무결한 사랑의 인식을 프로이트, 플라톤 등의 관점을 비교하며 비판합니다. 이들 또한 오류투성이라는 겁니다.

낭만적 사랑이 필연적으로 모순을 만들어냅니다. 낭만적 사랑의 축복 속에서 영원을 맹세한다는 것은 자기신비화에 빠질 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수긍되네요. ‘성애의 악마화’ 라는 문구는 우리의 인지를 바꾸기 위한 용어같아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신체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자라나는 것이며 그것은 타인을 알아간다는 것. 내가 살아오지 않았던 역사를 가진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시각보다 접촉이 더 친밀한 이유일까요? 육체적 감각과 지식에 의존하는 성애의 시각부터 바꿔야 하겠습니다.

 

현대를 지배하는 낭만적 사랑을 접고, 연인의 신체를 알아가는 ‘앎’ 에 대해 강조한 딜런 교수가 철학을 통해 정의하고 있는 사랑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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