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임흥준 지음 / 더퀘스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정말 흥미있는 책이다.

전문역사학자나 작가가 아닌 글쓴이였지만 그래서 오히려 생동감이 넘쳤다.

글쓴이는 영업사원이었다. 은행을 그만두고 도전의식이 필수적인 해외 영업사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삼성전자의 분사인 미니프린터 사업팀 '빅솔론'의 부장. 영업직원은 타부서보다 직관력과 통찰력이 더욱 요구된다. 글쓴이가 이러한 전략을 바로 역사서에서 배웠다고 소개했다.

인류역사의 전쟁기록 속에서 발견되는 정보전, 심리전, 기만술 등 경쟁사를 상대할 때 활용할만한 창의적인 마케팅 기술, 전면전과 게릴라전, 우회전술과 기습공격의 사례를 통해 약자 입장에서 시장에 침투하는 영업전술이 그것이다.

 

 스위스용병이 프랑스혁명 당시 자신들의 고용주 루이16세도 피신한 상황속에서 그들의 임무인 궁을 지키는 일을 끝까지 해냈다. 계약에 대한 약속을 지킨 그들의 사고방식은 훗날 스위스라는 나라 자체의 신뢰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글쓴이는 이 역사적 사건을 빗대, 치안이 매우 불안했던 세르비아의출장약속을 지킨 경험을 소회했다. 테러가 자행된 그곳에서 사업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천만을 돌파했던 이순신장군의 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 이 생각난다. 포에니전쟁과 흡사했던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은 그들이 보유한 최고 강점을 극대화시킨 전략전술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순신장군은 왜군과 백병전으로 맞서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조선 수군의 백병전 능력을 끌어올리는 대신, 그들의 강점인 왜선보다 더욱 튼튼한 판옥선을 만들어 일정거리를 두고 공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비즈니스에서도 상대와의 비교를 통해 강점을 찾아내고 집중하는 비교우위전략을 만들어낸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일본의 독과점이 위상을 떨치고 있는 크로아티아에서 미니프린터기를 판매하기 위해 시장진입을 위한 단순한 가격인하라는 방법대신 일본의 폐쇄적 업무방식때문에 야기되는 약점을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뒤 확연히 구별되는 차이점을 '빅솔론'의 강점으로 자리매김하여 시장진입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꼽았다.

 

 이 밖에도 이성계사단의 팀워크,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기만전술 등 21가지의 역사적 사건들과 자신의 생생한 비즈니스 경험을 소개한 글쓴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사건의 9할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하지만 그 결과는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즉 내가 가진 마음가짐과 가치관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문학적 성찰과 현장감이 동시에 담겨있는 이 책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현장의 모든 답은 이미 '고전' 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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