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문도 - 제12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94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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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G선상의 아리아나 자크린느의 눈물 같은 소품집을 듣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짧은 글 속에서 결코 짧지 않는 여운을 안겨주는 이 책은 제목처럼 세상 어딘가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은 성인이라 부르기에는 신체적으로 덜 자란 아이와 어른의 중간쯤 되는 주인공들의 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습니다. '필름' 에 등장하는, 깔끔하고 생활습관이 규칙적인 한편 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는 미스터리한 성격에 금붕어에 집착하는 여학생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녀가 여행한 볼리비아에서 다녀온 우유니사막은 어땠는지, 낙타같기도 하고 양같기도 한 라마를 본 느낌은 어땠는지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사진은 왜 찾으러 오지 않는지.물론 이미 그녀의 눈에 다 담아두었기 때문일 테지만요.


매일 조금씩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는 붕대를 한 남자를 만난 소년이 깨달은 인생의 소중함은 무엇이었는지, 처음부터 내기에 이길 생각이 없던 아빠를 떠나보낸 그 아이가 그동안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어떻게 느끼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은 천사 안젤로와 유명한 댄서였던 로베르토, 그리고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엄마를 향해 무대륙의 소년이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물속에서 잠드는 모습은 쓸쓸하고 아팠습니다.


이야기가 가슴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울림을 주기도 하여 이 세상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여행하는 여행자로서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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