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똥꼬 정류장 ㅣ 감동이 있는 그림책 68
임여정 지음, 젤리이모 그림 / 걸음동무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유치원생인 우리 둘째는 똥이라는 말만 들어도 낄낄 웃는다. 민망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이 단어가 아이들에겐 그저 재밌고 신나나보다. 그래서인지 오늘 함께 읽은 책 <똥꼬 정류장>은 아이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단순하게 똥이라는 소재로 웃음을 주는 그림책을 넘어서서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그것이 몸 속에서 어떤 여행을 하는지, 마지막엔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 알차게 보여주는 과학 그림책이었다.

햄버거가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것처럼 우리 몸 속 기관을 역(정류장)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빨 문이 닫히자 햄버거가 잘게 잘라진다. 침 안내원(아밀라아제)까지 나타나 여행 준비를 도와 입에서 식도를 타고 내려와 위, 소장, 대장을 차례대로 지나가는 햄버거. 특히 위장역은 정말 재밌었다. 보글보글 위산을 내뿜는 모습이 마치 화산처럼 그려져 있어 햄버거가 그곳을 지나갈 즘엔 부드럽고 질퍽하게 변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어서 꼬불꼬불한 대장역에선 음식물에서 물이 빠져나가 점점 꾸덕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이 현실감 있게 표현되었다. 먹은 음식이 결국 똥이 된다는 너무나 익숙한 사실을 그림책으로 확인하고 나니 아이도 나도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나도 내 식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얼마 전 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꺼번에 하면서 이제는 정말 먹는 것을 조금 바꿔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평소엔 음식의 맛만 생각하지 그 음식이 내 몸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먹는지가 결국 내 몸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잘 먹고 잘 배출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