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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5 ㅣ 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5
이지음 지음, 문채빈 그림 / 꿈터 / 2026년 3월
평점 :
고민을 들어줘 닥터별냥5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이 책을 읽다가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는 순간이 있다. <고민을 들어줘 닥터별냥 5>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학교 보건실이라는 익숙한 공간이 ‘별난 보건실’로 바뀌는 순간 이야기는 현실과 상상을 부드럽게 넘나들었다. 고양이 박사 별냥, 저승사자 선생님, 달걀귀신, 공룡 인형까지.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이 하나둘 등장하지만 그들이 꺼내놓는 고민은 놀랄 만큼 현실적이었다.
특히 ‘진실’이라는 처녀귀신의 이야기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은 어쩌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느꼈을 감정과도 닮아 있는 것 같다. 동시에 나 역시 일상 속에서 타인의 잘못에 더 쉽게 시선이 가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별냥 박사님은 그녀에게 ‘잘못만 보여 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빨간 안경 하나를 건넸다. 이 안경을 쓰면 친구의 잘못은 잘 안 보이고 친구의 마음이 더 잘 보인다고 했다. 우리 아이도 그동안 친구가 잘못하면 그것만 계속 생각했는데 친구 마음을 먼저 보면 덜 화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에 마음을 놓치고 있었을까.
또 한 편으로는 저승사자 선생님의 이야기가 마치 내 얘기같았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스스로를 옥죄고 결국 몸의 아픔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내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별냥 박사님은 말한다. 좋은 선생님보다 행복한 선생님이 되라고. 햇살 보약을 먹고 난 뒤 뀐 방귀는 고약한 냄새 대신 구수한 숭늉 향이 난다는 설정에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은 가벼워져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이해하는 법을, 어른에게는 자신을 다그치지 않는 법을 조용히 알려주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마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고 책장을 덮은 뒤에는 서로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가끔은 이런 책이 필요하다.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주는 이야기. 그래서 이 책은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오래 남는 동화일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