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착각 여왕
유혜연 지음 / 아티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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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착각 여왕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조금은 우습고,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뻔뻔한 착각 하나쯤 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저자의 유쾌한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부부가 은퇴 후 서로 다른 방식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며, ‘삶을 다시 시작하는 힘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서로의 착각과 현실을 끌어안고 하루를 함께 버텨내는 데서 온다고 말하기까지 저자는 무슨 마음이 들었을까.

 

사람은 누구나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듯하다. 누군가는 상대의 마음을 단정 짓고,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믿듯이 말이다. 이 책은 이런 인간의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착각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에세이였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가벼움처럼 부담 없이 읽히지만 읽고 나면 인간관계와 자기 인식에 대해 은근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착각의 연속이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해프닝들이 바로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유산으로 받은 머리털>이란 에피소드가 너무 웃겨서 기억에 남는데, 꿈속에 시아버님이 나타나 한 손엔 집문서를, 다른 손엔 머리카락을 들고 물으셨단다. 유산으로 무얼 받을테냐고 묻는 질문에 부부는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다고. “머리털을 주십시오!” 그 귀한 유산이 저자를 매일 괴롭히며 청소가 귀찮아지면, 차라리 대머리를 택하고 집문서를 받을걸 후회의 한마디를 중얼거리기도 했단다. 결혼 준비시절 시부모님이 자식들 모두 집한채씩은 해줄테니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떠나고 재혼하신 시아버님이 십원 하나 남기지 않고 새 부인에게 모두 넘기고 떠나시는 바람에 금전적 유산은 딱히 물려받은게 없었다. 청소하다 심술날 때나 남편이 말 안 듣고 버럭 댈 때면 그 머리털을 몽땅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하지만 남편의 풍성한 머리털이든 저자가 손으로 일궈낸 작은 살림이든 지금 곁에 남아있는 것들이 진짜 유산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은근히 기대어버린 순간들이 있었고 그것이 전부 현실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결국 우리 힘으로 살아낸 삶이 마음 어딘가에 잔잔한 자신감으로 남아있으니 된거 아니겠는가.

 

<아끼다 똥된다>, <할미는 왜 상이 없어요?>와 같이 흥미진진한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에피소드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부부, 손녀, 가족, 저자 자신에 이르기까지 유쾌한 할머니를 꿈꾸는 저자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작은 착각들이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했고 그렇게 착각 여왕으로 등극하여 유쾌하게 살아가리라는 다짐이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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