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
김영우 지음 / 지와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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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최근 신의 악단이나 휴민트처럼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보며 북한은 더 이상 뉴스 속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맞닿아 있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스크린 속 이야기들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을 현실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또 탈북민들의 삶과 러우전쟁 속에서 포로가 된 북한 군인들의 소식을 접하다 보니 마음이 무겁다.

 

그런다 최근 김영우님의 수상록 <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를 읽게 되었는데 북한을 체제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기록이란 점에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이 책의 부제는 분단 이웃과 함께한 30여 년의 성찰이다. 말 그대로 저자는 30여 년간 북한과 탈북민, 그리고 분단 현실의 경계에서 사람을 만나왔다. 책에는 북한에서 직접 겪은 현장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외부에서 상상하거나 단순화해 온 북한 사회의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표정과 선택, 두려움과 희망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듯하다. 저자는 북한 체제를 냉정하게 분석하면서도, 그 체제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을 비난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체제와 인간을 분리해 바라보며 억압적인 구조 안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개인들의 존엄은 지워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 균형 잡힌 시선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이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해솔직업사관학교 이야기는 책의 또 다른 축이다. 남한에 왔지만 여전히 경계에 서 있는 아이들. 언어와 문화, 교육 격차로 인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저자는 직업교육과 공동체적 돌봄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춘천에 있는 해솔직업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상처 입은 청소년들이 다시 자존감을 회복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이었다. 돕는다는 시혜적 태도보다 함께 산다는 동행의 태도가 느껴졌다. 북한 함경도 외환은행 지점의 초대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귀국한 후 저자의 행보가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청소년들이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해솔직업사관학교를 설립한 그는 탈북청소년들이 직업교육과 인성교육을 함께 받으며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곳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상처 입은 청소년들이 다시 삶의 방향을 찾고 남과 북의 경계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실험실같은 느낌이 든다.

 

종종 북한을 말할 때 이념, 군사, 외교, 위협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경계를 그어놓은 것은 역사와 정치이지만, 그 경계 너머에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분단 담론을 넘어서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회복하라는 메시지가 들린다. 북한을 이해한다는 것은 체제를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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