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핑계고 - 러닝을 시작했을 뿐인데, 삶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김나영(아주나이스)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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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핑계고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달리기는 핑계고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단순한 러닝 에세이가 아니었다. 러닝으로 다시 자신의 삶을 움직이기 시작한 기록이자, 결국은 세상을 향해 뛰어 나간 이야기였다!

 

저자는 한때 마음과 몸이 모두 주저앉아 있었다고 고백한다. 숨이 차오르는 건 운동 때문이 아니라, 삶 자체가 벅찼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것이 러닝이었다. 처음엔 몇 분도 채 달리지 못했고, 걷다 뛰다를 반복했지만 그 시간 속에서 그녀는 깨달았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자기 페이스를 찾는 일이라는 걸. 바로 러닝이 삶의 태도로 확장되는 지점이었다. 우리는 종종 남들의 속도에 휩쓸려 산다. 누군가는 이미 멀리 앞서가 있는 것 같고, 나는 제자리인 것 같아 조급해진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며 저자는 알게 된다. 중요한 건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속도로 오래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숨이 가빠질수록 생각은 단순해지고, 복잡했던 고민들은 땀과 함께 흘러내린다. 어제보다 1분 더 뛴 날, 멈추고 싶었던 순간을 한 번 더 넘긴 날, 그렇게 작은 성공이 쌓이면서 저자의 삶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일상에 머물지 않고 세계 곳곳을 달렸다. 자신이 지금껏 달려본 길 중 가장 완벽한 코스였다고 자부하는 캐나다 밴쿠버의 스탠리파크를 가로지르며 낯선 공기와 섞였고, 프랑스의 비아리츠 해변에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모래 위를 달렸다. 이 장면들이 유독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히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곳에서 기록을 세우려 하지도 않았고, 관광 명소를 체크하듯 달리지도 않았다. 그저 그 도시의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고, 그 땅의 리듬에 맞춰 발을 내딛는다. 러닝이 여행을 더 깊게 만들고, 여행이 다시 삶을 확장시킨다는 걸 보여주었다.

 

읽다 보니 묘한 열망이 생겼다. ‘나도 저 길을 달려보고 싶다는 마음. 토론토의 넓은 하늘 아래에서 나만의 속도로 호흡해보고 싶고, 비아리츠의 바다 냄새를 맡으며 파도 소리를 배경음 삼아 달리고 싶어진다. 단순히 여행지가 매력적이어서가 아니라 저자가 그곳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책은 말한다. 삶도 러닝과 같다고. 남의 속도를 따라가다 보면 금세 지치지만, 나만의 리듬을 찾으면 훨씬 멀리 갈 수 있다고. 그녀가 세계를 달리게 되기까지거창한 비법은 없다. 그저 오늘의 한 걸음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달리기는 핑계고>를 덮고 나면, 운동화를 꺼내 신고 싶어진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만의 페이스로 낯선 도시를 달려보고 싶어진다. 달리기는 핑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핑계 덕분에 우리는 더 넓은 세상과,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이 책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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