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잘 보이는 단위 도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숫자는 매일 보지만, ‘단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길이를 잴 때는 센티미터, 몸무게는 킬로그램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왜 그런 단위를 쓰는지 아이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의외로 막막해진다. 기린미디어에서 출간된 나인완 작가의 <알고 보면 더 잘 보이는 단위 도감>은 바로 그 궁금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는 그림책이었다.
이 책은 단위를 따로 모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키를 재는 센티미터(cm), 몸무게를 나타내는 킬로그램(kg)처럼 생활과 밀접한 단위가 등장한다. 아이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공간이라 이해가 훨씬 빠르다. “이건 내가 매일 보는 건데!” 하며 반가워할 만한 장면이 가득했다.
‘기상청 예보실’ 장면에서는 기온(℃), 풍속(m/s), 강수량(mm) 같은 단위가 나온다. 날씨 예보를 볼 때 그냥 숫자로만 보였던 정보들이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비가 10mm 온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 바람이 초속 5m라는 건 어떤 느낌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구성이었다.
‘학교 과학실’에서는 실험에 쓰이는 단위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다. 덕분에 아이들이 “이 단위는 어디에 쓰이지?” 하고 따로 고민하지 않아도, 생활 속 장면을 보며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미리 읽어 둔다면 수업 시간에 나오는 단위가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 같았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쓰임을 이해한 상태에서 배우게 되니 학습 효과도 더 클 것 같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주 공간을 다룬 장면이었다. 광년, 파섹, 빛의 속도처럼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단위가 등장하는데, 그림과 함께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어렵지 않았다. “우주는 너무 멀어서 이런 단위를 쓰는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었다. 나 역시 처음 알게 된 단위가 있어 아이와 함께 흥미롭게 읽었다.
페이지마다 숨어 있는 너구리를 찾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정보가 많은 그림책이지만 숨은 그림 찾기 요소 덕분에 놀이처럼 즐길 수 있었다. 아이가 먼저 너구리를 찾겠다며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림은 알록달록하면서도 복잡하지 않아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는 구성이었다. 설명 글도 어렵지 않아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부모와 함께 읽으며 집 안 물건의 길이를 재어 보거나 무게를 비교해 보는 활동으로 이어지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은 단위를 ‘시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재는 약속’으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단위를 알면 세상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 준 것 같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