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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엄마 아내 선교사 - 아프리카 광야를 살아낸 5인 5색의 고백
강학봉 외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1월
평점 :
사모 엄마 아내 선교사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사모 엄마 아내 선교사>는 한 사람의 정체성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삶을 사는 다섯 명의 여인들의 기록이다. 아프리카라는 낯선 땅에서 그들은 ‘선교사’이기 이전에 ‘사모’였고, ‘엄마’였으며, 동시에 ‘아내’이자 한 명의 개인이었다. 이 책은 그 수많은 역할 사이에서 흔들리고, 버티고, 다시 일어서는 실제 삶의 결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가정을 실제로 운영하고 결정하는 가정의 경영자이며, 동시에 아프리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결핍을 감당해야 하는 삶의 최전선에 서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선교의 길이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순간들이다. 믿음이란 의심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심 속에서도 다시 순종을 선택하는 과정임을 이 책은 조용히 증언한다. 선교의 숭고함보다 그 현실을, 이상보다 삶을 말하고 있어 이 책을 덮고 나면 선교지의 사모와 엄마를 더 이상 ‘돕는 사람’이나 ‘따라간 사람’으로 볼 수 없게 된다. 그들은 분명히 결정하고, 운영하고, 감당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매일같이 부르심을 다시 묻고, 다시 선택하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가수 홍이삭의 부모님 이야기도 나와 반가웠다. 파푸아뉴기니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때가 홍이삭이 4학년때였다. 어머니인 강학봉선교사는 삶의 여정에 교사로 부르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교사선교회 공동체와 50여년을 함께 지내온 것을 큰 복으로 여기셨다. 우간다에서 하얀 노른자로 만든 계란말이라는 짝퉁 한식을 언급한 정미향선교사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사명이 반드시 특별한 무대에서만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화려하지 않은 반복, 눈에 띄지 않는 책임, 평범해 보이는 하루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을 맡기신다. 선교의 화려한 열매보다 그 과정의 무게를 보여주며 그것을 견디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너무 쉽게 지나쳐왔던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어떤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또한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당신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명은 무엇인지. 나의 광야는 어디인지. 책을 덮은 이후에도 오래 마음에 남아 우리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선교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여러 역할 사이에서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깊은 공감을 건네고 있다. 누군가의 헌신 뒤에 있는 이름 없는 노동과 눈물,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믿음의 선택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