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
박젬마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요즘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쉽게 흔들린다. 그러다 만난 책이 박젬마 작가의 <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갱년기를 두려움이나 고통의 이름으로만 부르지 않고, 삶의 전환점에서 새롭게 익혀야 할 하나의 사용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책 속에서 내가 사는 집인 몸이 망가지면 짐이 된다더니 그게 내 이야기가 될 줄 몰랐다.’ 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몸을 내가 사는 집이라고 표현한 게 너무 와닿았다. 그동안 나는 이 집을 너무 당연하게 쓰기만 했지, 관리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갱년기가 오고 나서야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그제야 집 상태를 살피는 나 자신이 떠올랐다.

 

특히 공감됐던 건 건강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였다. 몸에 좋은 걸 이것저것 챙겨 먹는 이야기가 아니라, 몸에 나쁜 걸 안 먹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고백. 무리해서 뭔가를 더하기보다,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는 것부터 내려놓는 방식이다. 사실 우리 나이가 되면 열심히보다 덜 무리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데, 이 이야기가 괜히 위로처럼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감정 기복, 이유 없는 피로, 이전과는 다른 몸의 반응 앞에서 작가는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원래 이런 건가?” 하며 버텨보기도 하지만 점점 깨닫게 된다. 문제는 내가 망가진 게 아니라, 삶의 방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신호라는 것을.

 

이 에세이가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작가가 갱년기를 통해 나를 위한 시간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과정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을 챙기고, 집안을 돌보는 역할에 익숙했던 평범한 주부가 처음으로 자기 몸과 감정을 중심에 놓는다. 제주에서 마라토너로 신나게 살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독서 리뷰로 지적 허영을 누리는 일이 즐겁다고도 하였다. 그 과정이 멋지게 포장되지 않아 더 공감이 된다. 갱년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한 장면쯤은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몸이 낯설어지기 시작한 사람,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애쓰느라 더 지쳐버린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완벽하게 잘 사는 법은 알려주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피라는 신호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받아들이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