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달강
권정생 지음, 김세현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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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달강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글밥이 많지 않지만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는 그림책이 있다. 권정생선생님의 <세상달강>도 그랬다. 물론 김세현작가님의 감각적인 그림도 한 몫 했지만 말이다. 표지부터 흑백 대비로 강렬하게 표현된 꼬마를 보면서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제목도 사실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한 번 읽고 나서 입말로 소리내어 따라읽으니 더욱 리드미컬하게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권정생선생님의 동시를 그림으로 풀어낸 <세상달강>달강이라는 의성어를 통해 아이가 겪는 작은 놀람과 흔들림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단단한 것이 부딪힐 때 나는 소리를 흉내 낸 말인 달강은 그릇이 부딪힐 때, 문이 닫힐 때, 무엇인가 떨어질 때 나는 소리이기도 한데 아이에게 뜻을 설명하지 않아도 소리를 통해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는 듯했다. 책 제목은 알강달강, 들강달강 등 다양한 다른 이름이 있는데, 돌이 채 안 된 아기들이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양손이나 양 어깨를 어른들이 마주잡고 앞 뒤로 흔들며 노래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생쥐와 밤을 주제로 일정한 서사 구조를 지닌 노랫말이라 더욱 흥겹다. 이 그림책은 입말을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번역해내어 그림은 동시를 설명하려 들지 않고, 동시와 나란히 걸어가는 기분이 든다. 말이 짧으면 그림도 여백을 남기고, 말이 경쾌하면 그림도 리듬을 타는 것처럼. 덕분에 아이는 눈으로 그림을 보며 이미 시를 이해하고, 글을 읽으며 그림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 추상적인 말 대신,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 하나로 세상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어서 고마웠다. 그림 속 아이 주변에는 늘 사람과 공간, 사물이 함께 존재했고, 아이의 행동을 확대하기보다 아이를 둘러싼 장면 전체를 보여주며 함께 있음의 느낌을 살려주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그 장면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화려한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지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느끼고, 세상과 연결되도록 돕는<세상 달강>은 닭, 돼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밤 한 알을 나눠먹으며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조용히 건네주는 따뜻함을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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