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 고립과 은둔의 시절 넘어가기
햅삐펭귄 프로젝트 지음 / 파람북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고립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인간의 열망과 두려움, 그리고 연결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 책이다. 오늘 읽은 <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는 은둔 청년을 혹독한 겨울 속 어린 펭귄에 비유하며,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몸짓으로서의 고립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은둔을 경험한 청년들이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에 맞추지 못해 스스로를 철수시켜야 했던 고백에 독자로서 마음이 저려왔다.

 

자신이 은둔 청년이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감자씨는 분노 생성버튼이 상실된 채 태어난 건 아닐까 생각할만큼 무던하고 온화한 이였는데 IMF로 집안이 혹독한 시기를 맞았고 사춘기도 없이 중학생이 되어버렸고, 동아리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스스로 등졌으며 인싸였던 그는 조금씩 사람들과 멀어지며 소극적 거리 두기가 적극적 회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도망치듯 군대로 갔다가 대학은 자퇴하고 망가져버린 몸과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심연속으로 끌려들어가며 방문을 닫아버렸다. 죄책감과 자괴감이 감자씨를 휘감았고 4년이 지나서야 스스로를 끝내기 전에 나와야한다고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밖에도 초롱, 현재, 백지 등 자신의 은둔과 고립을 담담히 말해준 이들과 은둔 청년이 된 자녀를 둔 부모님의 이야기도 실려있다.

 

우리나라의 고립·은둔 청년 인구가 50만 명 이상이라는 사회조사 수치를 알고 놀라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방 안에 머무는 삶을 단순히 게으름이나 포기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면서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청년들의 내면과 그 회복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있다. 또한 행복공장이 5년간 현장에서 수행해 온 실제 회복 프로그램들을 소개했는데 치유 캠프, 생활 연극, 직업 교육과 같은 구체적인 장면들은 은둔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이 단순히 문을 나서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신뢰를 조금씩 회복해가는 긴 여정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고립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기대, 불확실한 미래가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다는 인식, 회복은 비선형적이고 복잡하지만 관계를 통한 지속적인 지지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 우리 모두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수용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