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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ㅣ 산하그림책
김정선 지음 / 산하 / 2025년 10월
평점 :
도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반려견 토리와 친구 도리의 특별한 하루를 담은 김정선 작가의 그림책 <도토리>는 가을의 포근한 느낌과 함께 기다림, 사랑, 친구 사이의 마음을 아주 부드럽고 섬세하게 보여 준다.
낙엽이 바닥에 푹신하게 깔린 어느 가을 날 아침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리는 유치원에 가야 하고, 그의 강아지 토리는 도리를 따라가고 싶지만 갈 수 없다. 늘 함께하는 도리가 떠난 뒤 토리는 실망해서 조금 슬펐고 기다리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슬쩍 기운이 빠진 듯 아쉬워하는 모습이 출근길에 집에 남아있던 아이의 모습을 연상시켜 마음이 아린다.
하지만 도리가 남긴 단풍잎 하나가 토리 곁에 남아 있는 장면이 잔잔하지만 인상적으로 그려졌다. 토리는 그 단풍잎을 친구처럼 여기며 놀기도 하고, 그것을 통해 도리가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는 듯하다. 단풍잎이 바람에 날아다니며 토리와 놀아 줄 때에는 토리가 점점 행복해보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말로 크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과 장면으로 마음이 전해진다는 점이다. 도리와 토리가 서로를 기다리고 생각하는 마음이 눈빛, 작은 행동, 단풍잎 하나를 통해 아주 따뜻하게 느껴진다. 가을의 색으로 부드럽고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어 마치 낙엽 냄새가 나는 듯한 풍경과 함께 토리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혼자 있는 시간에도 나를 생각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도리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인 토리는 기쁨이 가득해진다. 꼬리를 흔들며 뛰어가는 모습에 반가움이 넘쳐났다. 그 행복한 마음이 읽는 내내 전해졌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다람쥐가 좋아하는 도토리 이야기인가 했는데, 반려동물과의 애정과 소소한 하루의 소중함을 다룬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글밥이 적어 아이와 보면서도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서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