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인생그림책 47
이네스 비에가스 올리베이라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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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지금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회색 전쟁의 상태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도시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이어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제, 어느 골목에서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르고 폭력과 일상이 한 화면 안에서 뒤엉켜 버린 믿기 힘든 이 일상의 지옥이 바로 같은 지구 위, 서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오늘자 뉴스기사에선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가 현지시간 4일 워싱턴DC에서 평화협정을 맺고, 30여 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을 끝내기로 했단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증오와 분노가 폭력과 전쟁을 낳고 그것이 이어지거나 혹은 끝나는 상황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읽은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림책이라 아이와 읽고 싶어 신청했는데, 예술작품같은 몽환적인 일러스트와 시를 떠올리게 하는 글밥이 참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를 던진다. 그림책 어워드 신인상 수상작이며 일러스트레이션 상 수상작이기도 하다니 주제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멋진 수작이었다. 서로 등을 돌린 채 경계하고 있는 두 발이 표지에 그려져 있고 페이지를 넘기면 총을 든 나와 상대인 존경하는 호딘 호스토브 씨가 총을 들고 반대쪽으로 걷고 있다. 적이었으나 내 친구이자 동료이길 바라는 그를 향해 나는 총을 버리고 펜을 썼다. 처음엔 이해되지도 않고 가시 박힌 말들로 내 심장은 휑 뚫리는 듯 했지만 고민을 안고 하염없이 앞으로 걸으면서 활기찬 세상을 만나고 다채로운 일상은 그림처럼 화사하여 마음은 점점 냉담함을 벗어던지고 처음 가졌던 분노는 희미해졌다. 우리가 싸우며 놓쳤던 것들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된다. 작가는 갈등 속에서 우리가 택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적어도 폭력은 해결할 수 있는게 없다. 영화같은 배경의 페이지들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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