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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미신을 믿진 않지만 네잎클로버를 우연히 발견하면 왠지 그 날은 기대되고 행운이 찾아올 것만 같다.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신간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의 귀여운 그림책에서도 엉뚱하지만 순식간에 기분 좋아지는 신통방통한 비법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있었다.
찌뿌두둥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온몸 구석구석 굳어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몸과 마음은 흐물거리는데 정작 목과 어깨는 담이 온 듯 딱딱하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면 ‘뾰족했던 마음이 둥글어진다’ 는 게 정말일까? 귀여운 것을 많이 보면 ‘내 얼굴도 귀여워진다’ 는데 정말? 어쩐지 책가방에 조그만 인형을 달고 다녔더니 사람들이 나와 인형을 동일시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 괜시리 기분이 묘했다. 책엔 이런 내용도 있었다. ‘작은 물건들을 모아 얼굴 모양을 만들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대신 빌어 준대요’ 라고. 주세페 아르침볼도가 생각난다. 과일이나 꽃, 동물 사물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독특한 기법의 화풍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아이가 유치원에서 미술활동으로 만들어온 작품에도 눈은 단추, 코는 나뭇가지, 입은 바나나껍질을 붙여 만든 얼굴이 있었다. 날 웃게하는 이 그림이 모든 이의 행복을 빌어준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오늘 저녁 메뉴를 알리오올리오로 할지, 오므라이스로 할지 아니면 뭘로 할지 고민되는 중이었는데 같은 물건 두 개를 마주보게 놓으면 쉽게 정할 수 있다니 그림책처럼 집게 2개를 쌍둥이처럼 바라보게 내려놓고 응시해봐야겠다. 금붕어처럼 깜빡깜빡하는 기억력 때문에 요즘 난감할 때가 많았는데 과일을 이마에 올려놔볼까? 집에 있는 과일이 있었지 하며 눈을 굴리는 내 모습이 재밌다. 맞아! 지금 내가 할 중요한 일은 6월이 지나기 전에 첫째 건강검진을 하는 것. 잊지 말자. 이 밖에도 누군가 하품을 하는 걸 보면 수명이 5분 늘어난다거나(좋은건가?) 좋아하는 책 사이에 손수건을 하룻밤 끼워두면 걱정거리가 스며든다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생뚱맞지만 철학적이다. 진짜 이렇게 행동하면 작가가 얘기하는대로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날 동심으로 데려가 준 이 책이 고맙다. 덤으로 기분도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