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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면 춤을 추라 - 삶의 전환기에 배우는 스토리텔링 마음 수업
박성만 지음 / 밥북 / 2025년 4월
평점 :
외로우면 춤을 추라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심리학이나 상담에 관해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푼 이 책이 참 신선하다. 일인칭 화법 덕분에 독자가 더욱 이 상담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2장의 <여자의 눈물은 남성의 감성을 자극한다>를 보면, 친구의 조언으로 남자 심리상담사를 찾은 50대 여성이 나온다. 남편을 사별한 그녀는 우을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 남들에겐 잉꼬부부였지만 정작 서로의 앙금을 푸는 법보단 상처가 두려워 참는 법이 먼저였던 내담자였다. ‘상담사를 내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쓴들 그것은 합법적이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돈을 들여 낯선 남자를 한 시간 산 내담자 수진은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로 표현되는 내담자의 감정은 명의가 놓는 침 같다 했던가. 심리학적으로도 막힌 기를 뚫어주는 치료 자체였다.
그녀는 억압한 감정을 눈물로 풀며 상담사에게 내면의 아이를 드러냈다. 이 책은 꼭지에 <심리 읽기>라는 짤막한 코너가 있어서 심리학적인 부분을 요약해주기도 했다. 30년의 결혼생활에서 수진은 남편의 여자였지만 남편은 자신의 남자가 아니었음을, 상담을 통해 깨달았다. 그녀는 슬픔의 눈물이 아닌 남편을 원망하는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남편으로서 해야할 것을 했지만 그녀는 본인도 알 수 없는 것들로 외로웠고 소외감을 느꼈으며 이 서러움이 무의식을 뚫고 나온 것이다. 상담사인 낯선 남자와 동등하게 마주 보고 앉아 그녀가 우울증에 걸렸던 이유가 남편에 대한 분노때문임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남편이 아닌 자신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풀어 우울증과 공황이 일어난 것이었다.
상담이 반년 정도 지나자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또는 불행도 ‘어느 정도’ 라는 걸 깨달은 수진은 이제 자신을 괴롭힌 것들이 유쾌한 인생의 단면으로 보이며 사별의 슬픔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심리 치료는 내담자의 전적인 기대를 어느 정도로 바꿔주는 지난한 과정에 있다니 상담사도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삶을 대하는 모습은 누구나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기에 각양각색으로 다양하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으로 일정 부분 상상을 가미해 사례를 들어 심리를 분석하며 내담자의 동굴 안과 밖을 잇는 상담사의 모습을 그려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