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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빛깔 사랑 - 다정한 사람들의 배려와 따스한 온기 나누기
조미구 지음 / 조이록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아홉 빛깔 사랑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서평단에 참여할 때 작가님에 대해서도 유심히 읽어보는 편이다. 따스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소개하신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조금 더 자세히 보니 책 속 내용을 옮겨놓은 글들에 마음이 동했다.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운 상열이 엄마를 닮고 싶었고, 조울병을 앓고 있던 상은이의 과거도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작가님이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교에 편입하고 문학 수업을 받았다는 사실에 도전이 되었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3년 내내 장래희망을 작가로 적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어쩌다보니 전공은 이와 전혀 상관없었지만 마흔이 넘은 난 아직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올해 지역 도서관에서 주최한 책축제에서 크리스천 문학나무 계간지를 알게 되었고 과월호를 몇 권 받았는데, 알고 보니 조미구 작가님도 이곳에서 단편으로 신인작품상을 받고 등단하셨다는 소개에 운명과 같이 <아홉 빛깔 사랑>에 더욱 끌렸다. 게다가 사모님이라니! 세상 사람의 삶에 대해 기도하며 글쓰기의 길을 여셨다는 추천에 나 또한 크리스천으로써 더욱 작가님의 글을 롤모델로 삼고 싶어졌다.
9개의 단편을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깨끗해지고 다정해짐을 실감했다. 사건사고로 가득한 뉴스로 마음이 힘들고 과부하가 걸린 요즘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의 모습으로 내면이 정화됨을 느꼈다. 각 단편 말미에 주인공으로 보이는 이들의 활짝 웃는 일러스트가 마음 속에 각인되었다. 허혜정 교수님의 작품해설에서 보여지듯 조미구 작가님의 소설은 간교하고 잔인한 악당들보다 그늘진 장소들을 서성이는 불운한 인물들이 훨씬 많아서 누구든 통과해 왔을 상처의 시간들을 성찰하고 내 안의 나와 낮은 대화를 하게 하며 스스로 치유받는 법을 알려주는 미덕이 있음에 동감한다. 복잡한 서사로 중요한 메시지를 최대한 미루고 은폐하는 현대소설의 전략보단 간명한 문장과 생활어로 생생하게 대상을 묘사하는 작가님의 소설이 더욱 좋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에서 인섭이 북한에서 억류되어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며 상열이가 그동안 잘 자라고 있던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서 사랑이 가득한 그 가정에 끝까지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조울증을 극복한 상은이 엄마가 되기까지의 의지와 노력 또한 감동적이었다. 겪어보지 못한 질병이지만 소설을 통해 기적을 엿보았고 부모는 대단하다고 느낀 대목이었다.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지만 생명이 삶에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조미구 작가님의 소설집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네 삶 속에서 나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더 너그러워지기를. 그리고 각자 안고 있는 상처가 치유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