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달빛 수영
한정애 지음 / 반달뜨는꽃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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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달빛 수영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저자는 사립특수학교 이사장인 한정애님이었다. 수원에 서광학교라는 곳이 있단다. 전신은 한국농아공민학교인데 청각장애인이셨던 분이 설립하고 특수교육자로 정년퇴임 후 서광학원에 몸담게 된 저자가 이곳에서 장애를 극복하고 자립 능력을 갖춘 사람을 학교 비전으로 세우며 이끌어가고 계셨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수가 155명이나 되는 규모의 학교였다. 일반학급보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소명이 더 요구된다고 한다면 저자는 퇴임 후에도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한 주인공 중 한명임에 분명하다.

 

오늘 읽은 수필집 <한 여름밤의 달빛 수영>은 그녀가 교육 현장에서 느낀 일상의 감동적인 순간들, 소중한 가족들과의 삶, 산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을 투박하고 빈곤한 글로 표현했다고 겸허히 적혀있다. 난 목차에서 책 제목을 제일 먼저 발췌해 읽었다. 교사가 되어 12일로 캠프를 갔을 때 수영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어린 시절 후천리에서 물에 대한 공포를 이기고 개헤엄과 개구리헤엄으로 전진하던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수영 선수들이 보여준, 물살을 가르며 물과 하나 된 물고기같은 유연함에 찬사와 존경을 보내며 말이다.

 

어머니는 몸으로 자식을 읽는다는 제목의 글도 인상적이다. 셋째 언니와 조카가 김장하며 나눈 대화를 듣고 어린 시절 먼저 보낸 아들에 대한 아픔에 저자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무심했던건 아니었을까 떠올렸다고. 하지만 이내 자신의 마음속 갈등은 해소되었다. 쓱 지나는 눈길만으로도 자식의 움직임과 생각, 질문의 의도까지 읽어버리는게 어머니라는 존재라는걸 깨달은 것. 이번 김장 덕분에 저자의 마음속 깊숙하게 들어앉아 있던 안개가 걷히는 것 같았다는 소회에 나 또한 마음이 후련해졌다. ‘잃은 줄 알았던 인연에서도 돌아가신 줄 알았던 분의 연락을 받곤 깜짝 놀라며 감격했던 에피소드를 전한다. 신뢰를 주셨던 분의 사망 소식을(오보) 듣곤 잃었다고 생각했던 인연이 다시 이어지니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오랫동안 기억해주고 찾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내게는 그런 사람이 있을까? 내가 그런 사람인가 생각해보았다.

 

수필집은 저자의 삶의 뿌리와 버팀목을 통해 깊이를 더했다. 인생은 아름답고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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