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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
쉬즈웨이 지음, 류희정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6월
평점 :
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
나태주 시인의 말마따나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결국은 시집이기도 하고 동화책이기도 한 책이었다. 사계절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말해주는데 글밥은 아주 적었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무엇보다 ‘가을이 왔다 가고, 갔다 또 오고, 왔다 또 가고, 갔다 또 돌아왔습니다.’ 라는 문장에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도돌이표같은 세월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봄이 왔을 땐 아이가 태어났고 아홉 페이지가 지날 동안 어떠한 글도 써 있지 않았지만 여름이 끝날 즈음엔 부모 곁을 떠나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의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회상에 젖었다. 그러다 겨울이 찾아오고 응급차에 실려가는 부모의 모습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듯 어둡고 차갑게 표현한 계절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다시 봄이 돌아왔고 아이는 어른이 되어 자신의 아이와 배우자를 잃은 부모님과 함께 앉아 있다.
인생의 사계절이 유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지금의 내 모습은 어디쯤일까? 아이를 키우면서 어릴 적 내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며 나의 부모님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인연은 찾아왔다 떠나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계절과 닮았다고. 짧은 그림책에서 묵직한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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