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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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모자




 

신형건 시인의 <바퀴 달린 모자>를 읽고 쉘 실버스타인이 떠올랐다.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다락방의 불빛> 등 내가 초등학생때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시집이었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 주는 시를 쓰고 있는 신형건님의 시 또한 풍부한 상상력을 비롯히 해학적이며 따뜻한 시선을 겸비하고 있어 읽는 내내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바지 입은 선인장이 마치 자신이라는 듯 아이의 울분이(?) 반영된 시 <바퀴 달린 모자>는 엄마가 나를 그 꼴로 만들었다며 골이 난 듯하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학원에 가지 말고 뿔 난 축구공, 뚜껑 달린 운동화, 머리핀 꽂은 우산, 바퀴 달린 모자와 함께 코피 터지도록 운동장에서 싸움이나 한 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발한 상상을 한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거지 천사>는 이음새가 없는 옷을 입고 있는 하늘나라 천사들의 옷을 만드는 천사 이름이 누덕이라고 소개했다. 정작 누덕이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은 누더기라는 것. 그래서 거지 천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누덕은 천사들의 옷을 다 짓고 나서 사람들의 해진 마음을 기워 주기 위해 세상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거지처럼 누더기를 입고 와 우리는 잘 알아볼 수 없다. ‘더욱이 마음이 누덕누덕 누더기인 사람은!’ 이라는 마지막 시구가 뼈를 때린다. 시를 읽으며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 적이 없었는지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장래 희망으로 참새가 될 거라는 시는 수천만의 국민들 앞에서 더듬더듬 눈치를 보는 것보다야 내키는 대로 즐겁게 짹짹거리는 게 더 신나잖냐고 되묻는다. 비교가 신선하다. 하늘 이야기라는 시에서는 흰 구름처럼 깨끗해질 때까지 멱을 감다 내려오면, 하늘처럼 맑은 얼굴이 되었다지.’ 라는 시구가 기억에 남았다.

 

아이라고 고민과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물론 나의 어릴 적을 생각해보아도 그랬다. 마음이 뾰족해질 때 시인의 시를 떠올리며 그래도 동심이 살아있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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