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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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만화와 닮은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임진아 작가의 에세이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를 읽었다. 말과 예의에 대한 생활을 소재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말을 하는 어른이 되고싶다는 소망을 독자인 나에게도 불러 일으켰다.

 

책을 읽다가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던 부분이 나와 소름이 돋았다. 이를테면, <그늘진 겸손>에서 남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데에 치중한 태도를 표현하는 말이 무얼까 저자는 고민해왔다는데 나도 겸손이 아닌, 이런 뜻을 지닌 말이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었다. 그녀의 말마따나 겸허와 겸손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단어 같았다. 그녀는 그것을 그늘진 겸손이라고 정해보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 상대가 그것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낮추거나 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칭찬을 해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상대가 부정하는 좋은 점이 마치 내가 오버라는 느낌이라든지 내 생각이 틀리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저자는 말했다.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낮추지 말아야 한다고. 마음을 내세우고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해야만 마음은 전해질 준비를 마치고 오래도록 닿는법이다.

 

<꼼꼼하게 좋아해 주기>에서는 여행 에세이의 표지 시안을 받던 에피소드를 그렸다. 나름 의미를 가지고 넣은 그림이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었던 부분, 그렇게 지나간 작은 부분을 누군가 좋아고 말해 줄 때 다음 작업을 이어갈 힘을 얻는다고. 꼼꼼하게 좋아하고 표현하는 일은 이 일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마음 중 하나였다고 말이다. 나도 아이가 무슨 얘길 하거나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거나 할 때 건성으로 듣고 보면서 피드백해줬던 사실에 자괴감이 들었다. 이 글을 읽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아이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반응하고 좋아해주는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어른이란 이런 것이겠지.

 

내가 듣기 좋은 말은 상대에게 해주고, 하기 싫은 말은 상대에게도 내뱉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 관계 속에서는 예의가 존재하리라. 덧붙여 좀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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