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 사랑의 내공을 높이는 64편의 인문학적 사유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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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아내에게 새긴 내 무늬, 아내가 내게 새긴 무늬에 대한 짧은 보고서이자, 그 무늬가 아름답고 향내 나길 바라는 소원문이라 밝힌 이 글은 한 인간의 삶 전체, 즉 인문에 대해 다정하고도 친근하게 다뤄주었다. 목차도 딱 2개밖에 없다. 사랑이란, 결혼이란. 64편의 사랑의 잠언이 저자의 위트있는 문어체와 함께 실려있다. 누군가의 유엔 총회 연설부터 헤겔과 맹자, 파블로 네루다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감동시키는 문구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내가 감명을 받아 페이지까지 접어놓은 내용은 이렇다.

그렇게 두 남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적 결단이다.

, 사랑하기로 결단하면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

, 상대의 장점은 더 좋아할 이유다.

, 상대의 단점은 더 사랑해야 할 이유다.

다섯, 서로에게 헌신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게 두 남녀는 서로에게 기적이 되었고

서로의 모습에서 신의 미소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결혼생활이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난 이 문장들을 보고 반성했다. 내가 아직 결단을 안했구나. 인문학자인 저자가 이렇게 사랑의 본질을 연구하고 살아내고 있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감동한다는 지성감천을 최선을 다하면 아내 역시 감동한다는 지성감처로 바꿔놓고 대학에서 들은 헤겔 수업을 아내에게 써먹는, 긴장감이 감돌던(?) 응용센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부는 5050이 만나 100이 되는게 아니라 100100이 만나 새로운 100이 된다는 변증법적 논리를 갖다붙였다. 그래서 헤어지면 예전의 100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50이 되어버린다는, 결코 결혼 전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와닿았다. 새로운 100, 우리 부부는 지금 그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가.

사랑과 결단, 이해와 포용을 생각했을 때 사랑은 결코 쉬운 게 아님을 깨닫는다. 일단 사랑하고 결혼했으니 죽을 때까지 수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하지만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 않은 인생의 내공을 높이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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