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동 이발소
한주리 지음 / 소동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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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동 이발소

 



"오랫동안 제 역할을 다해 온 이발 도구, 한길을 감내하며 걸어온 이발사 아저씨, 추억이 담긴 소중한 유산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 고 밝힌 작가의 책 <만리동 이발소>를 읽게 되었다.

 

100페이지에 달하는 그림책인데 레트로한 감성이 그대로 녹아들어있어 최근 아버지와 함께 본 유일한 그림책이다. 서울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는 오래된 장소와 시간의 흔적에 대한 관심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성우이용원을 화폭에 담아 이 책을 엮었다. 특히 어느 한 페이지는 작가의 자화상이 담겨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수십 번의 취재와 수 만장의 사진에 대한 수고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아홉칸으로 시작한 이용원의 손님 모습이 삼십장, 삼백사십장의 수많은 손님으로 가득찼다. 수동식 이발기와 드라이어, 빗과 거품솔, 전분가루 통, 피대와 같은 성우이용원의 물품도 상세히 소개되어 요즘 미용실과는 사뭇 다른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이용원을 운영하는 분의 손이 마지막 장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는데 이발사 아저씨의 손을 한번 잡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 머리를 자르려면 먼저 분무기를 뿌리는 것부터 시작하던데 성우이용원은 솔로 낸 거품을 머리카락에 발라 두었다. 머리카락이 차분해져서 자르기가 좋기 때문. 또한 머리를 감고 마지막에 헹굴땐 식초 한방울을 떨어뜨려 린스 역할을 하는 것도 포착되었다. 이내 그림책은 이발사 아저씨의 열아홉 살 무렵 이발 일을 처음 배울 때 울기도 많이 울던 모습을 그린다. 미용실이 많아지면서 언제까지 이발소를 할 생각이냐는 질문도 종종 받기도 하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여기서 오래도록 이발사로 남고 싶은 마음을 그림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아버지가 곧잘 다니시는 우리동네 오래된 이발소를 함께 가보고 싶어졌다. 이 책 <만리동 이발소>를 보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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