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 지나온 삶에 짓눌려 왔던 모든 여성을 위한 마음 수업
박성만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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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이 책은 딱 갱년기에 접어든 오십대 중년 여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들의 내적 성장과 행복은 주로 가족관계의 재구성에 있었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남성인 저자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챕터마다 사례가 언급되고(사례는 직간접적으로 얻은 정보의 조합에 심리학,문학적 상상력을 보태 채색한 것이라 소개함),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대상관계 이론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주로 연구하는 심리학 분과인 대상관계이론, 분석심리학은 내담자를 만나는 통로 중 하나였다. 이 책은 나다운 삶을 찾고 성장하기 위한 이야기 심리학이란 부제를 달고 있으며 인간의 원형을 추구하고 있었다. 사람의 내면엔 문제를 풀어가는 힘이 본래부터 존재하며 그 성장으로 안내하는 정신요소를 바로 원형이라 명명한다. 중년 여성에게 그 원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 책에서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각 챕터 말미에 내 삶에 적용하는 Q&A’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 사례들 중 나는 <더는 착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자식에게 이해받고 싶습니다>, <부부 관계가 너무 좋습니다> 가 눈에 띄었다. 슬퍼하지 못한 슬픔을 만나야 한다면 내면의 상처 입은 어린 아이를 꼭 안아주고 아이가 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야 하리라. 천사에게도 가끔은 악마 연습이 필요하며 내가 살아야 타인도 살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희생은 자기만족일 뿐 자기 쾌락을 위한 이기주의일 수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멍해졌다. 타인에게 향했던 에너지를 거두어 자신에게 돌릴 차례가 되었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얼마 전 모 연예인이 사망하고 그의 전 부인이 오은영 박사와 상담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무의식 안에 싸움의 원인을 자기에게 두면서 도덕적 방어를 쌓아 자신은 나쁜 사람으로, 타인은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걸 목격했다. 안타까웠다. 가스라이팅의 전형적인 예이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둘의 관계가 성숙하지 못했음을 몰랐던 것이다. 사람을 미워한다고 상대가 파괴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님을 깨닫는다면 적어도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 믿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세 번째 스무 살을 맞은 우리 엄마에겐 곧 퇴직일이 다가오고 있다. 삶의 변곡점마다 찾아오는 낯선 감정이 두려울 것도 같다. 이럴 때 자식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 낯선 감정을 변화의 에너지로 받아들여 자신에게 집중한다면 내면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 나이 육십은 성숙한 어린이의 시작점이라 저자는 말한다. 단순히 생물학적 변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다 더 큰 엄마인 자연의 원리에 의지하는 어린이가 되어 집착 대상이었던 자식을 떠나보내야 한단다. 엄마에게 무관심한 자식이 엄마의 새로운 탄생을 돕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니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우울증은 생애 주기마다 거치는 통과 의례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더 마음이 편해진다. 인간은 적당한 우울과 신경증 상태에서 사는 존재이며 우울증을 앓는 이가 자신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타자와 관계를 맺고 배려하기 시작했을 때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로 봐도 좋다.

 

책의 제목처럼 를 위해 우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내면의 감정을 만나 울고 미워하고 사랑할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자신의 마음을 깊숙하게 들여다보자. 용기를 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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