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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똥을 따라가면?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가와치 렌 그림, 황진희 옮김 / 올리 / 2023년 4월
평점 :
내 똥을 따라가면
언젠가 아이가 목욕을 하면서 “엄마, 이 목욕물은 여기 바닥 구멍에 들어가면 맨 밑에 1층에 사는 사람 집으로 가?” 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하수구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도 아이가 이해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 <내 똥을 따라가면>을 함께 보면서 재미있고도 쉽게 이야기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책은 천진난만한 아이의 호기심을 따라가고 있다. 똥오줌을 따라 신비한 모험을 떠나는 여정이 매우 신선했다. 오줌을 누고 변기 물을 내리다가 문득 ‘내 똥과 오줌, 그리고 엄마가 쓰던 세탁기물, 아빠가 샤워하던 물들이 다 어디로 가는거지?’ 라는 물음을 갖는다. 아이의 궁금증을 위해 아빠는 함께 하수도 탐험을 떠났다. 방수복을 입고 함께 몸이 작아지는 약을 먹은 뒤 변기통으로 쏙! 뛰어들은 둘. 마치 바닷속을 여행하듯 가느다란 배수관을 지나 굵은 하수도관에 도착했다!
수많은 곳에서 사용하던 물이 하수도관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똥도 떠내려왔고 말이다. 아빤 ‘빗물’도 여기로 흘러들어온다면서 깜깜한 하수도관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사람의 구멍’ 이란 뜻의 맨홀에서 동그랗고 작은 빛들이 반짝이고 있음을 가리켰다.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아요!” 라고 표현한 아이에게 하수도관이 막히거나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 저 구멍으로 사람이 들어와서 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아이도 길거리에 있는 맨홀을 직접 밟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의 용도가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정확히 알려줄 수 있었다.
나도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하수도관이 살짝 기울여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대신 물이 너무 많이 흘러가지 않게 펌프로 물의 양을 조절한다는 사실까지도. 하수 처리장에 도착한 아이와 아빠는 침사지와 1차 침전지를 통해 걸러지는 쓰레기와 가라앉는 것들을 지켜본다. 그다음 생물반응조에 가서 더럽고 나쁜 것들을 먹어 치우는 미생물들을 만난다. 마지막으로 2차 침전지로 이동해 남은 찌꺼기들을 가라앉히고 소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예전처럼 염소 소독제대신 요즘 자외선이나 오존으로 소독한다는 설명도 곁들이며.
사람들이 사용했던 물들이 다시 깨끗해져 바다나 강으로 흘러들어가니 물고기들은 안심해도 되겠다는 아이의 말에 흐뭇해졌다. 일러스트도 화사하고 밝아 하수도 탐험이 마냥 지저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거부감도 들지 않았고.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이 그림책이 참 고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