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을 차버린 여자
김원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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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을 차버린 여자

 

3년을 계약직 사서로, 17년을 사서직 교육공무원으로 일한 저자는 직업의 안정성과 단 하루도 밀리지 않는 월급의 달콤함을 버리고(!) 버틸 대로 버티다 20년 되던 해 직장을 버리고 자신을 선택했다! 주말 아침 우연히 읽은 책 한권에 감명을 받아서 말이다. 불안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그 불안 덕분에 삶이 풍성해졌다는 아이러니한 말이 무슨 뜻이지 책을 펼쳐들었다.

 

그녀는 직장을 다닐 때 늘 불안했다고 한다. 나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과 조용히 숨고 싶은 두 마음의 갈등,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위축과 정체성의 혼란,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감이 겹쳤다. 그만 두었지만 불안이 사라지기는커녕 밥벌이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크다고 고백했다. 고정된 수입이 끊어졌으니 그럴법하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같은 이름 아래 문제의 근원은 완전히 달랐다. 지금의 불안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의 부산물이기에 불안의 정체를 적극적으로 마주한다면 그것은 털어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불안 덕분에 배우고 도전하고 실천하는 삶은 꽤나 쓸모 있는 감정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불안은 삶의 원동력이자 동반자인 것이다.

 

삶의 권태로움을 느끼고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저자는 자신이 주인인 삶을 만들고 싶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권태에 사로잡혀 눈빛을 잃고 사는 태도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감정을 갉아먹는 좀벌레같은 권태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삶이 메말라간다. 퇴사나 사회생활 관련 책들을 보며 정면으로 맞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힘겨운 터널을 빠져나왔던 그녀는 본격적으로 독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옷을 사는 데도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자신의 의식을 표현하는 을 고르는 데는 더욱 신경써야하리라. 잘 골라낸 한 권은 예쁜 옷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나를 돋보이게 하는 법. 책날개의 저자 소개나 목차를 읽어보고 원하는 내용이 담긴 보석을 찾는다면 쇼핑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에 비할 바 아니라는 말에 200% 공감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도서관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랄지 직장 밖의 나, 부캐를 통해 퇴직 후 본업으로까지 이어지는 N잡러들의 삶이랄지, 글쓰기가 주는 자존감이라는 선물 등은 참 유용한 정보였다. 무엇보다 기록하는 시간은 나를 만나는 시간으로 흙이 도자기를 빚듯 글을 쓰면서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해보길 권유했다. 말이 주관적이라면 글을 객관화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책 속에 들어있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의미없던 일상이 가슴 뛰는 삶으로 변해갈 수 있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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