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의 곁에 있다는 것 - 살면서 누구나 돌보는 이가 되고, 또 아픈 이가 된다
김형숙.윤수진 지음 / 팜파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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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의 곁에 있다는 것

 

작년쯤 무언갈 검색하다가 우연히 어떤 블로그를 보게되었다. 블로거는 그당시 암으로 투병중인 남편을 간병하고 있었다. 간병일기를 보면서 마음으로 응원했었는데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세상을 뜨고 말았다. 사별을 한 블로거는 나보다 어린 나이였고 남일같지 않아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녀의 글과 사진을 보면 간병이 쉽지 않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홀로 남겨진 그녀의 마음이 여전히, 아직도 힘들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읽은 책 <아픈 이의 곁에 있다는 것>은 오랜시간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거나 호스피스 간호사가 되어 15년간 말기암환자와 가족의 곁을 함께 한 이들이, 아픈 이의 옆에서 환자를 위한 삶만 요구받는 보호자, 간병 가족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부제처럼 살면서 누구나 돌보는 이가 되고, 또 아픈 이가 된다. 적어도 사람들에겐 아픈 사람들을 보고 사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피하고 싶은 일임이 분명하다. 모든 죽음은 예상보다 빨리 오고 급작스럽기까지 하다. 아픔은 원래부터 생의 한 과정이라지만 남겨진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책에선 수십 년간 의료 간병 현장에서 만난 보호자들의 다채로운 사례를 들려준다. 보호자 역시 환자만큼이나 위태롭고 공감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투병과 간병의 시기는 모두에게 위기이며 힘든 시간일 것이다. 사소한 문제로 오해하고 상처받는다. 가장 가깝지만 민낯을 드러내고 갈등이 번진다. 경제적 다툼으로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도 하고 종교 문제가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삶의 마지막 시기는 사망하고 없는 이와 주변 사람들의 복잡한 사연이 얽히면서 진행된다. 아픈 이의 입장에서는 떠나는 시기지만 남겨진 이의 입장에선 관계까 새롭게 재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편, 환자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보호자에게 투사된다. 여러 증상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이 부정적인 감정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에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죽을 병만 아닐 뿐 보호자도 환자 못지않게 힘든 것임은 자명하다. 사례로 소개된 80p씨의 이야기는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환자의 태도 때문에 자신의 말을 거짓말인 양 액면 그대로 믿어주지 않는 가족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너무도 당연히 보호자의 고통을 환자의 고통 뒷전에 두는 것이다. 저자는 가족도 간병인이 아니라 가족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한다.

 

이 책을 통해 간병하는 가족의 처지와 어려움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러한 삶을 대비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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