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이만교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11월

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희한하게도 배우자와 함께 살면서 더 대화가 줄어들었다. 연애할 때는 틈만 나면 전화하고 만나고 끝없이 조잘조잘 대화를 이어나가며 즐거워했는데 지금은 일과 육아에 치여 말할 힘조차 없는 것일까. 왜 그때만큼 대화가 즐겁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읽은 책은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라는 행위를 대화에 접목시켜 이해하기 아주 유용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는 상대와의 대화의 문제를 ‘나와 너’ 의 문제가 아니라 ‘나’ 의 문제로 살펴볼 때야 비로소 상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율적 주체가 회복되며 모든 대화가 내 문제를 체크해주는 더 없이 좋은 절차탁마의 동기가 되어준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가장 가까운,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이 생겼을 때 깊은 대화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내가 기꺼이 따라해보고 싶은 방법이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가장 쉽게 가장 빨리 가장 깊은 대화를 연습하는 방법은 쓰기와 읽기라고. 글쓰기 대화법은 한마디로 말해 ‘그가 지금 던진 눈 앞의 문장을 잘 듣고, 그에 상응하는 최선의 문장으로 잇기’ 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앞서 얘기했듯 연애시절 깊은 갈등이 없을 때는 무슨 말을 하든 자유롭게 수용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였지만 풀어야 할 갈등이 있는 대화를 해야한다면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로 한문장, 한문장 최선을 다해 이어가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좋은 대화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상대가 하고싶은 말을 듣는게 아니라 상대가 더 나은 생각문장을 찾도록 믿고 돕는다는 의미에서 글쓰기의 퇴고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마치 둘이 쓰는 글쓰기처럼 서로의 대화에서 구체적으로 보다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어휘와 문장, 화제를 보다 더 나은 단어와 문장으로 청킹하고 리프레이밍하여 예시문을 상세히 보여준다. 이를테면 “그 친구는 불쾌해” 라는 말에 “그 친구가 불편하구나?” 라며 청킹체인지하는 법, “이 머리핀 줄까?” 에 “넌 정말 욕심이 없구나!” 라고 청킹 업하는 법, “학교 가기 싫어” 라는 말에 “학교가 재미없구나?”라고 청킹 다운하는 방법 등이 있다. 상대의 문장을 반복하되 더 나은 쪽으로 변형시키며 가능한 긍정적이며 구체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저 영화 싫어” 라는 말에 “저 영화는 보고 싶지 않군요?” 라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든가,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라며 긍정문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방식이 그것이다.

한편, 적극적 일치, 또는 불일치로써 언어메시지의 생각과 음성메시지의 감정, 동작메시지의 욕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이 세가지 층위가 균열을 일으키지 않고 대화하려면 부탁할 때는 상냥한 어조와 공손한 태도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적당히 분리하거나 색다르게 배합함으로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찰리 채플린의 표정과 동작처럼 균열은 때론 코믹하면서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오늘 읽은 책으로 배우자와 대화를 다시 시도해보겠다.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진정한 대화로 나를 다시 찾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