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비 오는 날 꽃놀이 여행을 떠났다 - 직장암 말기 엄마와의 병원생활 그리고 이별후유증
추소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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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비 오는 날 꽃놀이 여행을 떠났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난 후배가 얼마 전 결혼했다. 후배의 엄마는 꽤 오래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딸의 결혼을 지켜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신 그분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언젠가 또 다른 후배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성 희귀질환을 앓다가 엄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병문안을 갔을 때 너무나 말라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던 모습에 눈물이 났었다. 그 때에도 씩씩하시던 후배의 엄마는 후배가 하늘나라에 간 날 눈물이 마르지 않으셨다.

 

오늘 읽은 책 <엄마는 비 오는 날 꽃놀이 여행을 떠났다>을 보니 이들이 떠올라 이별이 다시금 실감났다. 저자 추소라님은 직장암 말기 엄마와의 병원생활을 비롯한 애틋한 시간을 이 책에 기록해놓았다. 90년생이면 나보다도 어린 저자인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엄마와의 이별을 먼저 겪다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사람은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지만 죽음으로 헤어지는 이별은 너무나 생경하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가족 중 특히 엄마가 아프면 딸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 어느 순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불편해졌던 저자는 불쑥 튀어나와버린 날 선 자신의 대답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거나 의도치 않은 오해가 될까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고 백했다. 의미 없고 건조한 수많은 안부와 위로에 더 마음이 지칠 때도 있다. 항암치료를 그만하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는 표현도 수긍이 갔다. 엄마라는 존재는 엄살 부릴 줄도 모르고 항상 괜찮은 줄로만 알았는데 점점 약해져가는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지 상상만해도 눈물이 난다. 여전히 꽃처럼 아름답고 봄같이 애틋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엄마는, 환청과 섬망 그리고 모르핀이 그녀를 삼키기 전에 저자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귀한 시간을 쌓아갔다. 혼자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시기가 왔을 때 창피해하고 미안해하던 엄마에게, 키워주셔서 고맙다고, 부모님의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허락된 이 시간이 감사하고 소중하다고 대답하는 저자가 아름다웠다. ‘엄마 덕분에 그렇게 효녀도 되어보았다.’ 라는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확 박혔다. 소라님의 착하고 예쁜 엄마 강현숙님은 이제 꽃놀이 여행을 떠나셨지만 그녀의 딸이자 보호자였던 소라님은 비슷한 슬픔으로 방황하는 이들, 혹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허우적대는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위로를 선사한다. 특히 부록에 저자가 생각하는 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팁이 적혀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무엇보다 이별 앞에 당신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응원이 그리움에 잠식된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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