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가고 여왕이 오다
김기철 지음 / 한사람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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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가고 여왕이 오다


저자 김기철님의 두 번째 책을 읽었다. <산책하시는 하나님>을 먼저 읽고 깊은 울림과 감동을 받아 <기철씨네 제주정착기(무인카페산책)> 에도 가입했었다. 처음 출간한 책은 올해 세종도서에도 선정되었다니 독자로서 함께 기뻤다. 저자의 삶엔 두 개의 큰 기둥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앙, 또 하나는 아내. 전자를 주제로 한 책이 첫 번째로 출간한 책이라면 이번에 출간한 책은 바로 아내를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그동안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그간의 삶을 반성(?)하며 이제는 여왕처럼 받들어 모시겠다는 삶의 지향과 목표를 여실히 드러내는 책이라고나 할까? 서울에서 제주로 환경을 바꾼 후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아내에 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남편인 자신에 대한 반성문이기도 하다는 이 책은 독자이며 누군가의 아내에게도 한 나에게도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곁에 있지만 남편에게 정당한 감사와 위로를 받지 못하는 수많은 아내들에게 바치는 저자의 자발적 항복서. 모든 아내가 여왕이 되길 기도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남동생이 입대하고 옷가지를 소포로 보내왔을 때 눈물이 났다. 신발은 유일하게 그 사람이 없어도 형태가 유지되는 물건이다. 부모는 신발을 보는 순간 아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연상되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아내의 속옷이 그랬다. 그것은 조강지처였던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이 험한 세상에서 같이 살아가고자 애쓴, 검소한 속옷의 모습이 손에 잡혔을 때 저자는 다시금 처음 결의를 다지곤 한단다. 


서로 성향이 다른 이 부부는 신기하고 다행스럽게도 상호보완적인 면을 잘 활용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보통의 여자들에 비해 대범하나 정교하지는 못한 아내, 반면 늘 걱정거리를 한가득 안고 살지만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하는데는 철저히 뛰어난 남편. 태풍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비용과 자금은 어떻게 될지 사서 걱정을 하는 저자에게 “그만, 거기까지!‘ 라며 한마디로 생각을 멈추게 하는 아내의 강력한 경고에 조금씩 걱정남편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1년 후에는 이 모습이 아니리라고 다짐하며 도로 위를 차로 운전하며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는 저자와 아내가 멋져보였다. 꼭 운전이 아니더라도 제주에 정착하면서 3년간의 긴 마이너스 속에서도 이 말을 외치며 버텨온 순간순간들은 어느 부부에게나 필요한 다짐과 노력이 아닐까싶다. 


무엇보다 아내가 도서관에서 깊은 기쁨과 치유를 느꼈다는 점에 동조했다. 나도 책을 통해 부재나 무심함을 채우는 편이다. 함께할 날이 이들 부부처럼 곧 오길 기도하며. 부부의 적게 벌고, 적게 먹으며, 적게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부럽다. 대신 시간은 마음껏 누리는 중. 시간은 돈보다 귀하다는걸 사람들은 왜 모를까. 


나도 여왕이 되고싶다. 이 책은 우리 남편이 읽어야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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