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내 맘대로 -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김호열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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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내 맘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빠가 떠올랐다. 저자는 30년간 재직한 회사에서 퇴직한 후 50대 늦은 나이(?)에 심리상담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틈틈이 여행과 등산을 하며 글을 썼다. 우리 아빠도 비슷한 경력이 있고 60대인 지금 심리상담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금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셨고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고 계신다. 난 아빠의 행보를 보면서 아빠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모습에 행복을 느끼시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상담자라는 위치가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어쨌든 저자 또한 심리상담사가 되어 상처받은 영혼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으며 내적 갈등을 겪는 내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특이한 점은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진솔한 이야기와 고민을 담았다는 점이다. 주고 들어주지면 해답은 자신들이 찾아간다는 것, 그리고 설명보다 공감과 경청을 할 때 그들은 더 좋아하며 성찰을 빨리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저자는 제주 한담해변 산책로에서 사색을 즐긴 뒤 숙박 첫날, 사기꾼에게 속아 분함을 토로하는 게스트하우스 사장을 만난다. 남을 속인 사람과 남에게 속은 사람 중 누가 더 나쁠까? ‘화를 내게 하는 것은 상대방의 책임이고 화를 내는 것은 내 책임이라는 어느 스님의 말, ‘믿지 못할 사람을 믿는 것은 내 잘못이란 법정 스님의 글을 서로 언급하자 사장은 5년간 굳어졌던 마음 속 응어리가 녹아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저자는 용서는 가장 큰 수행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들려주며 건배를 이어나갔다.

 

강원도 평창 선재길에서는 부부 동반 여행을 갔다가 딸 때문에 근심인 수정씨와 나눈 상담을 들려준다. 딸에 대한 고민은 아들과의 차별에서 비롯되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엄마인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나 마음 속에 간직된 소외감이라는 얼음덩어리를 발견하게 된다. 딸의 내면에 숨겨진 감정에서 억눌린 자신의 감정을 찾은 그녀는 그동안 베풀지 못한 사랑을 딸 성희에게 베풀겠다고 다짐했고 그 모습을 본 저자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소회했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신선한 감각은 여행을 하는 이유이기도 했고 누군가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비법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행은 서로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한 공감각적 공간이 탁월했다.

저자의 산행 같은 이 책을 함께 읽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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