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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바로 지금이 나야 - 여성 작가 20인의 인생과 언어
권세연 외 지음, 백미정 기획 / 대경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2/pimg_7335861903640582.jpg)
괜찮아, 바로 지금이 나야
보잘 것 없는 건 아니지만 크게 내세울 것도 없는 나이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감도 떨어졌다. 하지만 내가 하는 행위 중 유일하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바로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었다. 작게는 서평을 쓰는 것부터 나름 크게 발걸음을 내딛고 전진한다면 공모전에 출품을 하는 것부터 일련의 행위들이 나를 단련시켰고 가치있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오늘 읽은 책은 스무 명의 여성이 함께 쓴 공저로써 자신의 글을 통해 진심을 발견하고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읽는 독자로서도 함께 위로를 받았다.
기획자인 백미정님의 저서를 몇 권 읽었던 터라 이번 서평도 단숨에 신청했다. 이번 책은 ‘우리는 글 쓰는 여자들입니다’ 일명 ‘글.자’ 라는 모임명으로 토요일 새벽 6주동안 줌 공간에서 만나 글쓰기라는 공통적인 분모로 함께 한 결과물이었다. 감정에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 일컬을 수 있는 ‘글쓰기’ 는 과연 우리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엄마’ 라는 감정어의 세분화, 태아의 나에게 편지쓰기를 통한 고마움 느끼기, 독특하거나 쉽지 않은 질문하기, 나를 용서하는 시쓰기, 동화형식으로 두려움 의인화하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이나 낳고 나서 비로소 엄마라는 단어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나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오늘을 더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는 권인선 작가님의 말이 마음을 울렸다. 내가 원하던, 원치 않던 겪어야 할 시련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답답할지도 모르지만 살아있음에 고맙고 누구보다 마음근육이 단단해진 나에게 고맙다며 서른아홉살 효원이가 태아 효원이에게 쓴 편지는 동갑인 나에게도 깊게 다가왔다. 나도 책 귀퉁이에 내 이름을 함께 적고 엄마 뱃속에 평화롭게 있던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
이정숙 작가님의 ‘내가 생각하는 용서란’ 시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100층 계단을 보따리를 이고 올라가는 모습이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내려놓을 건 내려 놓고 내가 가야 할 길을 가자’ 고 말하는 시인을 통해 내가 내려놓고 용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된다. 동화에서는 서혜주 작가님의 ‘숫자 1이 어느 날 방을 나와’ 가 인상깊었다. 0과 1은 각각 곡선과 직선을 상징하는 꽃미녀, 꽃미남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좋았고, 숫자 1에 빗대어 자신의 글도 첫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바람이 잘 느껴졌다. 이런 동화 형식은 자신의 마음을 상상력을 발휘하며 투사 형식으로 볼 수 있게 해주어 유익한 것 같다.
나도 적극적으로 함께 글쓰기를 모색하고 싶어졌다. 새벽같이 일어나 줌을 통해 함께 끈끈하게 뭉친 이들의 걸작품이 너무나 멋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