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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 - 제로 웨이스트로 먹고 살기 ㅣ 우리학교 진로 읽는 시간
소일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평점 :



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
천상병의 ‘소풍’ 이라는 시가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리라’ 로 시작되는 시는 이슬과 더불어 손잡고, 노을빛과 함께 단 둘이 기슭에서 놀며,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며 끝을 맺는다. 오늘 <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를 읽으면서 지구라는 곳에 잠깐 살다 가는 지구인으로서 ‘지구에서의 가벼운 소풍을 마친 뒤에 쓰레기를 덜 남기고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저자 소일님은 2016년부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하여 단순히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건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기를 실천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였다. 미니멀리스트를 한글로 해석한 ‘최소주의자’ 에 환경 의식을 담은 ‘윤리’를 붙여 만든 이름이었다.
나는 미니멀라이프를 외치며 내 공간의 물건만 비우면 쾌적해지는 개인주의적인 입장만 생각했는데, 저자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끼치며 최소한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일이라기보다 ‘삶의 태도’를 전환해나가는 일이 바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삶이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챕터에서 외출할 때마다 손수건, 텀블러, 개인식기 등을 챙겨다니는 것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긴 하지만 이러한 일상을 기꺼이 감수하는 개인들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 ‘편리’ 대신 ‘불편’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 우리가 사는 지구는 다음 세대에게 적어도 죄책감을 조금은(!) 덜 수 있다. 매년 새해가 다가올 때마다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는 낙을 가졌던 나는 저자의 ‘날적기’ 생활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이면지로 공책을 직접 만들어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은 ‘나의 세계’에서 ‘내 일’을 하는 저자를 통해 자기만의 일을 찾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일을 하게 될 십대를 위한 교실 밖 진로탐색도서랄까? 에세이 형식을 빌린 業(일 업) 세이이기도 했다.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아갈 청소년을 위한 가장 새롭고도 지구적인 직업,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찾을 수 있고 나만 남을 때까지 빼고 덜며 좋아하는 일과 삶을 만날 수 있다! 공유 냉장고 프로젝트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일님의 일상을 함께 엿보며 당장 내가 덜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우리 삶의 알맹이만 추구해보도록 노력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