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봄 여름 가을, 생명 웅진 세계그림책 231
마시 콜린 지음, 에런 베커 그림, 정회성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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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봄 여름 가을, 생명

 

책을 얼핏 보고는 나무가 사계절을 지나는 자연관찰책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미국에서 일어난 911테러의 참혹한 참사를 마주한 한그루 생명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였다. 911기념관에 있는 캘러리 배나무가 그 주인공인데 수명이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나무는 테러 당시 이미 충분한 수명을 누린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의 우리가 살아남았듯이 자연의 순환대로 나무는 회복되었고 치유되었다.

 

빽빽하게 들어선 빌딩 아래 강철처럼 곧고 당당하게 서 있던 나무는 그 누구도 관심 있게 보지 않았지만 조용히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가을이 오면 셀 수 없이 많은 하트 모양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어 하나둘 우아하게 춤추며 떨어져 내렸어요.’ 라는 문장이 딱 지금의 계절인 가을의 절정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나무는 시커먼 잿더미 아래 불탄채 쓰러졌다. 폭격을 맞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록빛을 발견한 사람들에 의해 상처투성이인 나무는 옮겨져 따뜻한 땅 속 깊이 뿌리를 다시 내린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전히 검게 그을린 상처가 남아있었지만 나무는 조금씩 자라기 시작해 10여 년이 흘렀다. 겨울이 되고 마침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 나무. 마치 텅 빈 하늘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따뜻한 손바닥으로 오래된 상처를 쓰다듬으며 희망을 발견한다.

 

이 생명의 나무는 존재 자체로 비극적인 911테러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무의 몸통과 아래쪽 껍질은 테러 사건 이전의 삶이라면 눈에 보이는 경계선은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날을 상징하며, 매끄러운 가지는 그 이후의 삶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무와 같이 깊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생명은 꺼지지 않았다.

 

이 동화책을 보면서 색감도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주는 메시지에 울림이 담겨 있어 반드시 회복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주어 고마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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