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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여행 가방 하나에 담은 미니멀 라이프
박건우 지음 / 길벗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84년생, 나와 동갑이다. 기혼자인 것도 같다. 나도 미니멀 라이프를 (입으로 일단) 추구한다. 왠지 동질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저자 인생의 가장 큰 전기를 두 차례 꼽는다면 하나는 결혼, 하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된 일이라고 한다. 나도 후자의 라이프스타일로 살고 싶다. 미니멀리스트 이전의 저자는 오로지 부족한 것만 찾던 측은한 청춘이었다고 회상하니 덩달아 슬퍼졌다. 나 또한 비슷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소유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필요 없는 물건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저자는 2015년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과 대만 도보 일주를 통해 인간애와 무소유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했다. 짐이 적은 순례자는 비교적 부상이 적고 표정이 여유로운 반면, 짐이 많은 순례자는 부상이 잦고 각박한 성향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알아버렸다. <황제도 욕망이 없는 사람과는 적수가 될 수 없다>라는 말을 한 인도의 명상가를 통해 높은 자존감이라는 변화를 얻은 저자는 미니멀유목민으로 살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나는 유목민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있는 곳에서 물건에 대한 순애보를 버리고 저자의 필요 최소주의의 일상을 닮아가고 싶어졌다. 특히 책에 대한 소유욕이 많은 나는 <책과 이별하기> 부분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저자는 말했다. 그저 완독했다는 ‘훈장’ 으로 책을 보관해왔다면 이참에 이별할 것을 권한다고. 물론 생산적인 영감이 떠오르는 책은 소장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은 없지만. 방문 수거를 의뢰해 책을 기증하거나 금전으로 보상받던지, 훼손의 정도에 따라 종이 재활용으로 배출도 가능하며, 중고나라의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책을 중고로 파는 방법도 용이하다. 무엇보다도 책을 비운 자리를 다른 물건으로 채우는 건 진정한 비움이 아니라는 사실!
계절이 바뀌고 옷장을 뒤져보니 안/못 입는 옷 천지다. 저자도 20대 초반에 동묘에서 옷을 많이 샀다고 하던데 나도 못지 않았다. 싼 맛에 가성비 좋은 옷들을 고르면 돈을 번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자주 입지도 않을 거면서 말이다. 이제 사계절 내내 열 벌의 옷으로 사는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절반 이상은 헌옷으로 구매했으며 가지고 있던 옷은 대부분 팔아 열 벌만 남은. 그래서 거주지는 쾌적해졌고 만족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30대 후반의 저자는 이재 내면이 명품이 되도록 노력할 거라고 다짐하며 새 옷을 사지 않을 것이라 외친다. 옷 최대 10벌은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부족하지 않았다고. 이 중에서도 안 입는 옷이 생긴다고 하니 나도 극단적으로 이렇게 줄여볼까 생각중이다. 옷장의 옷먼지가 그득한 꼴을 보고 있자니 말이다.
물건 소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 무엇이든 실현가능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겠다. 저자와 같이 경험에 더 가치를 두는 인생이 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