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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궁금해서 일찍 나왔니? - 이른둥이의 탄생을 바라보는 老의사의 따뜻한 시선
이철 지음 / 예미 / 2022년 10월
평점 :
세상이 궁금해서 일찍 나왔니?
난 두 아이를 낳았다. 두 아이 모두 머리둘레 혹은 몸무게 때문에 40주를 넘으면 자연분만이 힘들 것 같다 하여 각각 일주일, 이주일 빨리 유도분만했다.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질수록 태아가 하루라도 더 엄마 자궁 내에 있어야 장기가 성숙하는데, 인위적으로 일찍 만나서 너무 미안했다. 정작 태어나보니 두 아이 모두 1~2주 품고 낳았어도 정상일 둘레와 무게였다. 아무래도 초음파로 예측하는 거라 최대치로 잡았던 모양이다. 진통이 오지도 않았는데 일부러 유도하여 아이들을 힘들게 한(물론 나도 징하게 힘들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다.
오늘 읽은 책 <세상이 궁금해서 일찍 나왔니?>은 이른둥이의 탄생을 바라보는 노의사의 따듯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분만 전까지는 아기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숨을 쉴 일도 없이 편안한 상태로 무려 10개월 동안 있다가 태어나자마자 호흡하는 것이 ‘신묘막측’하다. 호흡은 차치하고 아기가 잉태되는 것 자체가 기적이며 창조의 신비로운 과정인 것이다. 저자 이철님은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살아오며 신생아와 이른둥이를 돌보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느낀 생명의 소중함, 귀한 아기들을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진료 현장 이야기를 생생하게 이 책에 담았다. 생명이 경시되고 낙태가 합법화되는 요즘, 태아의 존재에 대해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 중 우리 선조들은 수태 순간부터 태아도 생명으로 존중하였기에 자궁 안에 있는 기간에도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한 ‘음력’ 사용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마음에 남았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신생아 의사들은 소아과 의사들도 살릴 가망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극히 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불철주야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데 낙태를 주장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제발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난 미숙아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신생아집중치료실 현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 주십시오!” 라고 말이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호기심이 많은 뛰어난 이들은 바깥세상이 궁금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태어난 것 같다. 뉴턴과 처칠이 그랬고, 아인슈타인과 마크 트웨인이 그랬다. 모두 미숙아였지만 이들 모두 우리가 아는 유명한 인물이다. 믿을 수 없이 어려운 여건을 이기고 생존에 성공했기에 그들의 삶도 높은 업적을 이루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내가 알 수 없었던 신생아집중치료실 현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알게 되어 그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알게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그곳에서 마음 졸이고 있는 부모, 작은 몸으로 치료를 견뎌내고 있는 아기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진다. 부디 우리 곁에 온 생명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