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 소중한 당신에게 전합니다
히조 지음 / 키효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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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가을이 깊어간다. 계절의 순환은 나를 깨운다. 일단 알록달록한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으로 내 눈을 깨우고, 잠자고 있던 감성을 건드린다. 오늘 읽은 히조님의 책은 사계절을 지나오는 우리네의 사랑과 삶을 따스한 시선과 느낌으로 담아낸 에세이다. 그림 작가님이라 ‘흘러가는 계절의 아름다운 빛과 장면을 담아내’ 독자를 위로하고 읽는 나를 소중하게 여기게 만드는 마법 가루를 책 안에 뿌린 것 같다. 일러스트를 통해 남녀의 사랑하는 모습을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 마치 남편과 데이트하던 연애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책은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아껴서 조금씩 조금씩 읽고 싶었다. 마음에 담아 사랑하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 같았다. 


-아픔과 상처 앞에 주저하며 

당신에게 찾아온 여름을 무심하게 통과하지 마세요.

오르내리는 파도를 온몸으로 안으며

그저 영원일 것처럼 사랑하세요. p.59 <여름을 열며> 중에서


푸른 녹음은 생동감 있는 여름과 같이 사랑을 발전시키기에 충분한 계절이지만 사랑을 따라가는 길은 항상 꽃길만은 아니다. 거센 빗줄기, 폭풍도 존재하기에 그 여름을 무심하게 통과하지 말고 온몸으로 안으라는 히조님의 말이 여름 같은 사랑을 좀 더 깊이 있고 진정성 있게 만들어 주었다.


자연과 함께 한 남녀의 모습은 마치 태초의 아담과 하와처럼 싱그럽고 순수하다. 그 모습 자체로도 아름답고 소중했다. 언젠가부터 내 곁에 있는 짝에 대해 소홀해지고 예전만 같지 못하게 여겼던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진 건가. 더 이상 고맙지도 감사하지도 않은, 일상을 덤덤하게 보내고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이 책을 보며 반성하게 된다. 요즘 난 히조님의 표현대로 ‘버거운 감정들을 생선 가시 삼키듯 가슴 밑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버티고’ 있다. 누군가의 품속에서 마음껏 무너져 내리고 싶은데, 그래서 그 무너짐까지 누군가가 안아주겠다고 확신해주면 좋겠는데 그럴 대상이 적어도 당장 옆에 있는 짝은 아니라서 마음이 쓰리다. 어쩔 땐 짝이 내 마음을 무너지게 만든다!


히조님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바로 ‘사랑’ 이라고 단언한다. 꼭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나의 중심을 다잡아줄 수 있는 그 감정은 숭고하며 나를 일으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제 곧 다가올 겨울 끝엔 반드시 봄이 온단다. 나의 삶을 사랑하며 빛을 쥐고 앞으로 가자. 나의 세상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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