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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좋은 사람이라 더 아팠나 보다
맺음 지음 / 한밤의책 / 2022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020/pimg_7335861903598361.jpg)
너는 좋은사람이라 더 아팠나 보다
가끔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아픔에 압도되어 숨죽여 울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내게 위로가 된 것은 책이었다. 특히 오늘과 같은 제목의 책은 표지만 봐도 따듯해진다. 아주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기다려준 진정한 위로자같은 느낌이다. ‘맺음’ 이라는 필명의 저자 이도훈님은 진정한 위로가 의사로서 치료해주는 것이 아닌, 환자로서 함께 아파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래서 책날개에도 마음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닌, 같은 마음의 병을 앓는 친구가 되길 소망한다고 소개했을까.
책은 두고두고 읽고 소장하고픈 문장들로 가득하다. 위로가 흔적으로 남게 되면 언제든 꺼내 위로받고 싶을 때마다 다정한 이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네가 무음으로 서럽게 울고 있었어.
(중략)
아무도 몰래 견뎌온 날들이
오늘보다 더 아팠지.
네가 힘들 때 숱하게 검색했던 노래가 되어
뒤에서 안아줄게.
가장 못난 표정으로 펑펑 울자. P.214-215 <무음>중에서
나만의 케렌시아 같은 공간도 없이 옆에 자고 있는 두 아이들 몰래
숨죽여 이불을 둘러싸고 운 적이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날. 눈물을 훔치면서 내 아픔을 알아줄 노래가사를 검색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으므로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얼굴로 울던 그 때.
-나를 사랑하는 만큼 짊어진 책임감.
다가올 행복의 무게만큼 무거울
아침의 눈꺼풀을 응원합니다. P.27 <책임감>중에서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일상에 염증을 느끼며 아침에 일어나는 것마저 힘겨웠던 오늘, 다가올 행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보이진 않지만 그 무게만큼 무겁다면 내게 올 행복은 무지 큰 모양이다.
-잘 못 살아왔을 수는 있어도
잘못 살아오지는 않은 거야.
못난 사람이 되면 되었지,
모난 사람이 되어
못되게 살지는 않았으니까, P.47 <잘못>중에서
자꾸 비교하게 되고 과거에 비해 현재가 현저히 못나 보이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못나 보여서 스스로 자괴감을 많이 느꼈는데, 적어도 모난 사람, 못되게 살지는 않았다는 진심을 알아주는 저자가 있어 감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